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2. 6. 30. 15:55
photo by. 은석

 

진은선(장애여성공감)

 
안녕하세요.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진은선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노동은 가치가 없다고 규정되고, 취약한 위치에 있는 피해자가 되어야만 나의 존재가 드러납니다. 장애인은 노동할 수 없는 쓸모없는 몸으로 낙인찍혀 왔고 여전히 집과 시설에서 갇혀 사회와 분리되어 왔습니다. 국가는 노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스스로의 권리를 증명해야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이들을 집단으로 묶어 차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은 동정과 보호의 대상으로 노동능력을 묻고 이 기준에 적합한 존재로 선별되어야 복지의 대상이 됩니다.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자체가 없는 것뿐만 아니라, 결국 노동이 아닌 복지로 훈련을 받고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에서 예외가 되고있습니다. 또한 한부모여성, 이주여성, 성노동 여성 등은 위기, 취약계층으로 구분하여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요구하면서 이들이 자활을 할 의지가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복귀할 사회는 어디입니까? 우리의 권리를 보호의 논리로, 정상이라는 잣대로 마음대로 규정하지 마십시오. 
 
장애여성들은 자신의 집에 가족이 살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고 매일을 지키는 가사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시설운영에 필요한 노동을 하면서도 5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고 시설에 함께사는 이들이 서로를 보조하는 일들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또 보호자의 권한을 행사하는 이들과 가족, 활동지원사와의 관계를 평등하게 맺기 위한 돌봄노동은 중요하게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사회에서 장애여성이 폭력의 피해자로 노동을 착취당한 사건으로만 관심갖고 문제시 되고 있습니다. 장애여성의 삶에 대해 조금도 궁금해하지 않으면서 동정과 혐오로 장애여성읕 대상화하는 국가, 여론이 취해왔던 태도가 성노동자를 끊임없이 피해자로 위치시키면서 성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의 가치를 증명해야하는 일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성노동을 통해 살아가는 여성들의 경험이 보이지 않고 탈성매매 이후의 삶과 안전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지 않습니까? 
 
나와는 상관없는 일들로, 치부되는 경험은 익숙할만큼 견고하게 이뤄집니다. 장애여성공감에서는 권력에 의해 보호와 관리의 대상이 되고 자신의 주체성을 상실시키는 상태를 시설화,라고 정의해왔습니다. 노동현장에서 불합리한 구조를 협상할 수 없거나 차별을 묵인하는 것, 노동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은 어떻게 무력화 되고 있는가, 사회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불합리한 노동을 겪고 있는 이들의 경험은 계급, 젠더의 불평등 과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시설화된 노동의 문제가 취약계층에 한정된 문제로 논의되기를 거부합니다. 이 토론의 자리들이 찬성과 반대, 구조에 대한 피해로만 해석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현장에 일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존재하고 있는 여성들의 삶의 역사와 맥락들이 존중받고 드러나야 합니다. 이 언어와 경험들이 촘촘하게 채워져야만 당위적인 말들이 떠다니거나 침묵하는 것이 아닌 서로의 경험이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도 시설화된 노동, 시설사회 전체를 철폐하기 위한 행동을 함께 해나갑시다. 장애여성공감도 차별에 맞서는 동료로 함께 연대하며 투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