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골 강제폐쇄 대응(2023~2024)

[발언문 공유] '어른'들의 집값을 위해 '아이'를 이용하는 성매매집결지 강제폐쇄 반대한다! 기자회견 시민 연대발언 : 현마(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부)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4. 3. 7. 17:26

 

'어른'들의 집값을 위해 '아이'를 이용하는 성매매집결지 강제폐쇄 반대한다! 기자회견 시민 연대발언

 

현마(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부의 현마입니다. 아수나로는 어린이·청소년의 인권을 나중으로 미루지 않고, 지금 당장 동료 시민으로 마주할 것을 요구하는 청소년 당사자 중심의 단체입니다.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아이들을 핑계로 용주골 철거를 주장하는 일은 어린이·청소년들의 인권을 위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용주골에 들어서면 청소년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먼저 보입니다. 청소년 보호라는 명목으로, ‘깨끗하고’ ‘건전한’ 사회로부터 성노동은 치워지고 감추어집니다. 하지만 성노동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국가가, 여성혐오적인 문화와 자본이, 여성을 취약한 위치로 내모는 사회가 성시장을 만들고 성노동자들이 성노동으로 생계를 잇도록 내몹니다. 성노동자들이 취약하고 위험한 환경에 내몰리고 주변화되는 일은 이 사회의 문제이며 우리는 성노동자가 어떻게 안전하고 온전한 자신으로 또 동료 시민으로 존재할 수 있을 지, 여성혐오적인 산업과 문화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수 있을 지 더 많이 논의하고 고민하여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성노동을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에게 노출되어서는 안 될, 사회의 어두운 부분으로 대하는 것은 성노동자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현존을 지우는 모욕일 뿐 아니라 어린이청소년을 동등한 권리를 가진 동료 시민으로 마주하지 못하고 있다는 고백이기도 합니다. 성노동이 단지 어린이·청소년에게 보여지기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치워져야 한다는 말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비청소년들이 성노동자와 어떻게 동료 시민으로 접속하고 성산업을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할지를 고민한다면 이러한 전면적인 배제와 적대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노동을 하거나 성노동을 하는 지인을 둔 어린이·청소년에게도 이는 위협적인 일입니다. 아직 몰라도 된다고 검열하고 삭제하는 것으로 취약한 곳에 있는 사회구성원들에 폭력을 가하는 모습은 어린이·청소년이 살아갈 안전한 사회의 모습이 아닙니다.

용주골에 삶이 있고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성노동자들, 파주 시민이고 누군가의 가족입니다.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를 가진 동료 시민입니다. 어린이·청소년의 완전한 시민권 보장을 옹호하며 용주골의 성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마음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