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골 강제폐쇄 대응(2023~2024)

[소식] 3월 8일 여성의 날, 용주골에 펜스 철거 용역이 들어옵니다.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4. 3. 7. 21:21

사진출처 : 써니(@aosldk2002)

 

3월 8일 여성의 날, 용주골에 펜스 철거 용역이 들어옵니다. 

 

Q. 무슨 펜스를 철거한다는 건가요? 
A. 30여년 전, 파주시청에서 설치한 펜스입니다. 용주골을 둘러싼 하천 가에 설치되어 하천 건너편, 즉 집결지 밖에서 집결지 내부를 잘 볼 수 없도록 가리고 있습니다. 

Q. 펜스가 실제로 많이 낡았던데, 철거하는 게 왜 문제인가요?
A. 파주시는 이 펜스를 철거한 후 새 펜스를 설치할 계획이 없어요. 펜스는 용주골의 일부이고, 펜스 철거는 용주골 강제철거 과정 중 하나입니다.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라는 ‘유해 환경’에서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펜스를 둘러 용주골을 비가시화한 후, 파주시는 설치한 펜스를 방치해왔습니다. 펜스가 낙후될 때까지 유지 보수를 하지도 않았죠. 그런데 이제 와서, 하필이면 용주골 강제폐쇄 시기에 시 예산을 2천만 원이나 들여서 펜스를 없애는 이유가 뭘까요? 더는 용주골이 ‘유해 환경’이 아니고 ‘청소년’을 용주골 풍경으로부터 ‘보호’하지 않아도 괜찮아진 걸까요?  
펜스를 철거해 용주골을 다시 가시화하면, 용주골 폐쇄를 원하는 사람들이 민원을 넣고, 신고를 넣기가 용이해집니다. 하천 반대편에서 카메라로 촬영해 용주골 여성들의 모습을 유포할 수도 있고, 경찰이 여성들을 채증해 단속하기도 쉬워집니다. 

Q. 그럼 펜스를 설치할 때부터 지금까지, 파주시가 이곳에서 성매매가 벌어지는 걸 알고 있었다는 건가요?
A. 네! 성매매를 계속 하긴 해야 하는데 감춰야 할 땐 파주시에서 직접 펜스를 쳐서 감춰 두었다가, 집결지를 강제폐쇄 하고 싶을 때가 오니 갑자기 펜스를 없애서 여기 성매매 집결지 있다고 보여주는 거예요. 자기가 숨겨놓았던 성매매를 자기 손으로 다시 꺼내서 “세상 사람들, 여기 좀 보세요, 여기서 성매매 해요! 보고 욕해주세요!”라고 지적하는 꼴이죠.

대책 없는 펜스 철거에 반대합니다. 국가의 필요에 따라 성노동자를 감추기도 하고 구경거리로 내몰기도 하는 현실에 분노합니다. 용주골 성노동자에게도 용역이 아닌 빵과 장미를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