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 프로젝트/2020 성노동 프로젝트 제 4회 코로나 시대의 성노동

[2020 성노동 프로젝트 제 4회] 우리의 자랑스러운 낙인을 위하여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0. 9. 16. 11:19

 

우리의 자랑스러운 낙인을 위하여

유자

 

 우리는 모두 ‘여성’이라는 낙인을 안고 살아갑니다. 이 낙인을 떨쳐내기 위하여 우리는 오랜 시간 연대하고, 저항하고, 싸워왔습니다. 낙인을 부여한 이들과 싸우며 우리가 끝내 다다른 도착지는 우리가 ‘여성’이기에 겪는 모든 고통은 우리의 탓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여성’인 탓에 겪는 모든 차별들은 우리의 탓이 아닙니다. 영화 ‘주홍글씨’의 주인공 헤스터는 말합니다. “뭘 기다리죠? 어서 달아요! 이건 내가 아닌 당신들의 수치의 상징일 뿐이에요.” 이것이 우리에게 찍힌 낙인의 본질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 낙인이 아니라, 낙인을 부여한 이들과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이 낙인을 어떻게 다루는 것이 옳을까요. 사랑하기엔 아프고, 버리자니 결코 떨궈낼 수 없는 이 낙인을 우리는 포용할 수 있을까요. 이 답을, 주홍빛 연대 차차가 대신합니다. 

 주홍빛연대 차차(이하 차차)는 2019년 웹 담론 상에서 돌풍과도 같이 등장했습니다. 차차의 성노동 운동은 대중으로 하여금 ‘성노동자의 권리’에대해 그려보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돌풍을 직면한 대중들이 으레 그렇듯, 차차와 성노동론에게 되돌아 온 것은 침묵과 부정, 갈 곳을 잃은 혐오였습니다. 성매매 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부정부패는 성노동자의 탓이 아닙니다. 또한, 성노동자이기에 겪는 성폭력은 더더욱 성노동자의 탓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왜 갈 곳을 잃은 무수한 혐오들은 성노동자를 향하는 것일까요. 왜 성노동자는 그들의 것이 아닌 잘못까지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성노동자’라는 낙인은 누가 부여한 것입니까. 우리의 낙인의 F(emale)이든, S(ex worker)든 간에 이 낙인이 우리의 수치가 아니라, 저들의 수치여야만 한다는 것은 똑같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로 갈 곳을 잃고 남은 이들을 위하여 성노동 프로젝트는 만들어졌습니다. 성노동 프로젝트는 성노동자에게 낙인을 부여한 누군가를 향한 외침, 혹은 성노동자와 연대하기 위한 발걸음이 되기 위해 차차가 준비한 작은 연대입니다. 차차가 휩쓸고 간 자리에 작게 남은 연대들을 기억합니다. 차차가 그 연대를 한데 모으고, 성노동자에게 부여된 낙인을 포용하고자 합니다. 어연 4회에 이른 성노동 프로젝트는 여러분에게 작은 연대가 향할 수 있는 발자취를 보여주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