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골 강제폐쇄 대응(2023~2024)/용주골 기사모음

[기사공유] ‘생존권 전쟁’ 상처 깊어지는 용주골… 또 한번 찬바람에 맞서다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4. 4. 3. 09:31

 

‘생존권 전쟁’ 상처 깊어지는 용주골… 또 한번 찬바람에 맞서다

 

전봇대에 박힌 두꺼운 못을 지지대 삼아 무작정 위로 올라갔다. 고압전선이 휘감은 꼭대기에 다다를수록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다급한 마음과 달리 팔다리의 힘은 차츰 빠졌다. 이른 봄에 불어온 찬바람마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별수가 없었다. 그냥 버텼다. 용역이 모두 물러간 걸 두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여자는 땅을 밟을 수 있었다.

19일 파주시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에서 또 한번 대치가 벌어졌다. 지난 8일 펜스 강제 철거 사태가 일어난 지 11일 만이다. 현장에서는 성매매 종사 여성과 용역·시 관계자·경찰 등 180여명이 ‘CCTV 설치’와 ‘펜스 철거’를 두고서 팽팽하게 맞섰다.

이날도 성매매 종사 여성 두 명이 아파트 3층 높이 전봇대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 중 한 명은 전봇대 맨 위까지 올라가 한 시간 반가량 시위했다. 전봇대 아래서는 동료 성매매 종사 여성 80여명이 항의를 이어갔다. 고압 전선이 흐르는 등 상황이

위험해지자 한 시간 뒤인 9시께 에어 매트가 바닥에 깔렸고, 오전 10시께가 돼서야 용역이 모두 떠났다.

그러나 안심하긴 일렀다. 겨우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오후 1시께 또 다른 용역이 용주골 내부로 들이닥쳤다. 지난 8일 펜스를 없애기 위해 연풍교 초입에 자리한 ‘물방울 슈퍼’ 인근으로 찾아왔던 그 용역이었다. 이날은 진입로를 바꿔 연풍교 뒤편으로 들어왔다.

“이곳에서 삶을 살아가면서 일하는 여성들과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조율하는 시도조차 없는 상황이다. 사람을 사람으로서 존중하는 최소한의 태도를 찾아볼 수 없다” (여름)

용주골 성매매 종사 여성 A(40대 초반)씨는 “대치하는 중간중간 모욕적인 욕을 같이 듣는다. ‘미친X’…. 아가씨들이 지나가는 시민들한테 무시를 당하는 처지이긴 하나, 우리의 생존을 지키려 싸우는 건데 이런 욕까지 듣는다”면서 “아가씨들, 그리고 연대해주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파주시가 진지하게 들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기사읽기 : 경인일보 : ‘생존권 전쟁’ 상처 깊어지는 용주골… 또 한번 찬바람에 맞서다 (kyeongin.com)

 

‘생존권 전쟁’ 상처 깊어지는 용주골… 또 한번 찬바람에 맞서다

전봇대에 박힌 두꺼운 못을 지지대 삼아 무작정 위로 올라갔다. 고압전선이 휘감은 꼭대기에 다다를수록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다급한 마음과 달리 팔다리의 힘은 차츰 빠졌다. 이른 봄에..

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