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 프로젝트/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제 2회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제 2회] 1부 #1. 트랜스젠더•성노동자가 사회에서 강요받는 젠더 표현, 낙인에 대해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19. 11. 30. 18:52

2ㅗ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성노동> 주제로 글쓰기 포스터

 

 

성노동자의 목소리를 가시화시키자는 뜻에서 시작한 9월 23일,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성노동> 주제로 글쓰기를 끝냈습니다.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제 2회 트랜스해방전선X주홍빛연대 차차 수다회 포스터

그리고 2개월의 준비 기간을 가진 뒤 11월 21일,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제 2회 트랜스해방전선X주홍빛연대 차차 간담회(수다회)에 주홍빛연대 차차 활동가 우주해달, 열심, 왹비가 다녀왔습니다.트랜스젠더와 성노동자 간 상호 교차성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함께 보러 갈까요?


[사회자] 주홍빛연대 차차 활동가 세실

[패널] 주홍빛연대 차차- 우주해달, 열심, 왹비

트랜스해방전선- 겨울, 꼬꼬, 데이빋

TDoR 성노동 프로젝트 진행표

 

1부 시작

첫번째: 단체 소개, 생활 나눔

[세실]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제 2회 트랜스해방전선X주홍빛연대 차차 간담회(수다회) 시작하겠습니다. (일동 환호와 박수) 우선 단체 소개와 생활 나눔을 간단하게 해주세요. 트랜스해방전선부터.

[겨울] 네, (웃음) 조금 민망한데. 저희 단체는 심해져 가는 트랜스젠더 혐오에 대응하고 트랜스젠더 인권 향상을 위해서 2017년 만들어진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트랜스해방전선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왹비] 저희는 올해 7월에 만들어진 성노동자의 기본권을 얻기 위해 활동하는 성노동자 운동단체 주홍빛연대 차차입니다.

[겨울] 반갑습니다.

[왹비] 일주일간 뭐하셨는지... 돌아가면서 갈까요?

[겨울] 그럴까요?

[왹비] 먼저, 먼저… 해달님!

[해달] ...아, 네. (일동 웃음) 알겠습니다. 어, 제 개인적인 걸 말씀드리면 되나요?

[왹비] 네, 편하신 대로.

[해달] 아. 여러 활동 그룹에 참여하고 있어서 지난주도 그곳들을 다녀왔어요. 그 중 폴리아모리 커뮤니티에서 제가 무언가를 하고 있어서, 어제까지 인터뷰하고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수다회 준비는 사실 어젯밤에 급하게 하고 왔어요. 네. 이 정도가 저의 근황입니다. (일동 박수)

[겨울] 저희 근데 자기소개도 같이, 하면 어떨까요?

[해달] 네. 저는 해달이라고 해요. 고양 녹색당, 트랜스 평화교육 연구소, 폴리아모리 네트워크 여러, 그리고 주홍빛연대 차차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동 박수)

[왹비] 저는 먼저 생활 나눔부터 하자면, 요즘 비건 식당 투어를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신촌 반에 다녀와서 팟타이를 먹고, 해밀에 가서 피자도 먹고. 요즘 좀 일한 돈을 비건 머니에 쏟고 있는 그런 삶을 보내고 있고요. 저는 주홍빛연대 차차에서 사건 대응팀장으로, 그리고 또 페미위키에서 홍보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왹비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꼬꼬] 어, 저도 생활 나눔 하면 비슷할 것 같아요, 저도. 제가 지방에 살다가 이제 올라온 지 일주일 좀 넘어서, 제가 밑에서는 이래저래 마라탕을 만들어 먹거나, 아니면은 그 저 멀리서 배달해오고 이런 식으로 먹었는데, 지금 제가 이사 온 곳이 XX 쪽이라서, 심심하면 나가서 먹을 수 있는, 그런 느낌이에요. 주변에 비건 식당이 접근성이 좋아서, 역시 같은 한국이래도 서울이랑 지방은 다르구나, 이런 걸, 이론적으로 알고 있던 거를 실감하고 있어요. 저는 트랜스해방전선에서 SNS 쪽 담당하고, 또 인권 대응팀장으로 있는 꼬꼬라고 합니다.

[데이빋] 저는 생활 나눔 하자면은, 지난주 토요일 트랜스해방전선 TDoR 준비하면서 기획단장을 맡아서 이것저것 좀 바쁘게 지내다가, 이번 주에는 좀 편하게 좀 쉴까 했는데 스케줄이 오늘부터 토요일까지 (웃음) 스케줄이 꽉 차 있어서, 바쁘게 또 예, 여기저기 행사도 가고, 행사 진행도 직접 하고, 이것저것 하고 돈도 벌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는 진짜 쉴 수 있으면 좋겠다, (웃음)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요. 저는 트랜스해방전선에서 공보팀장입니다. 그래서 거의 논평 쓰는 일도 많이 하고, 이것저것 하고 있고요. TDoR, 트랜스해방전선 주최 TDoR 기획단장 맡아서 이제 끝났는데. 해단식을 안 했으니까 직책은 아직 그렇게 있고요. 그리고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에서 또 공보팀장 하고 있어요. 여러 가지 또 단체, 뭐 인퀴라든가, 뭐 여기저기 다 걸쳐져 있는데, 집행위원 이런 거로. 지금은 현재에는 그 두 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데이빋이라고 합니다. (일동 박수)

[겨울] 네, 저도 생활 나눔을 먼저 하자면, 지난주에 있던 저희 TDoR 행사하느라고 진짜 뭐가 빠지게 고생을 하다가, (웃음) TDoR 끝났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아요. 이제 이번 주에도 TDoR 행사가 몇 개 있어서 다녀오고, 이번 주에는 그거 말고도 일정이 몇 개 더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거 준비하느라고 조금 그거에 신경도 쓰고, 또 회사 일도 나름 많이 바쁜 상태여서 지금, 회사 일에도 치이고 일에 치이면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트랜스해방전선에서 대표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김 겨울입니다. (일동 박수)

 


 

#1. 트랜스젠더•성노동자가 사회에서 강요받는 젠더 표현, 낙인에 대해



[세실]
저는 주홍빛연대 차차에서 디자인팀장을 맡은 세실 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사회자를 맡았습니다. (일동 박수) 이제 단체 소개랑 생활 나눔은 끝났고, 주제 1번 트랜스젠더 성노동자가 사회에서 강요받는 젠더 표현, 낙인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꼬꼬]
순서를 얘기해주시면, 간단하게 누가 먼저 할지, 이런 식으로...

[세실]
꼬꼬님 먼저... (일동 웃음)

[꼬꼬]
저부터 할까요?

[겨울]
아, 먼저 하면 저희가 너무 부끄러워서. (일동 웃음)

[꼬꼬]
음, 저는 개인적으로 정체화하고 있는 건 뉴트로이스로 정체화를 하고 살고 있긴 한데요. 제가 직장에 잠깐 다닌 적이 있었어요. 거기서 되게 흔히 말하는, 제 나이 또래는 없고 보통 50대, 60대 이분들. 주로 아저씨분들하고 일을 해서, 그분들이 얘기하실 때 거기 XX, 뭐 이래 얘기하고. 거기 30대 젊은 청년이면은 이런 데서 술 좀 따르고 뭐 해야지, 이런 식으로 다양한, 그러니까 일보다도 저는 일 자체는 재밌게 했다고 생각하는데 일하고 상관없이 특정 성별 모습으로 강하게 푸시 당하는 게 좀 싫었어요.
그래서 한번은 이분들한테 내가 트랜스젠더가 뭔지에 대해서 간단하게 얘길 했는데, 흔히 들을 수 있는 다양한 혐오 발언들을 듣고 나서 그냥 포기도 하고, 그냥 그 직장에서 나오고, 그 뒤로는 약간 프리랜서라고는 하지만, 어디 어디 일 있을 때만 찾아다니는 식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일단.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강요받는 거라고 하면, 남성이냐, 여성이냐, 요 자체로 확실히 푸시 되는 그거에 대해 얘길 하고 싶었어요.


[데이빋] 저는 트랜스젠더 단체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트랜스젠더 위주로 젠더 표현이란 걸 이야기해보자면, 행사하던 도중에 어떤 한 분이 저한테 쪽지를 주시고 가신 적이 있어요. 미스젠더링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왜 계속 지칭할 때 거기 있는 뭐 남성분, 여성분 이런 식으로 지칭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이 담긴 쪽지를 저한테 아무 말씀 없이 주고 가시더라고요. 제가 나름 트랜스젠더 단체에서, 인권단체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는 사람인데. 제가 참여하는 여러 행사에서 이런 것들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게 되게 부끄럽기도 하고. 또 트랜스젠더라고 하면 다들 생각하는 그런 이미지가 있잖아요. 사회가 자꾸 강요해서 소비하려는 트랜스젠더의 이미지가 딱 정해져 있는데, 제가 만난 트랜스젠더들은 전부 다 그런 모습을 하고 있진 않았고. 그런 모습을 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 규범대로 살아가고 있지도 않은데. 낙인을 왜 계속 강요받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런 모습을 담고 싶다, TDoR에서도. 그래서 '보통의 트랜스젠더의 위대한 생존'이라는 슬로건도 그런 고민 안에서 좀 나온 것 같아요.

[겨울] 저하면 될까요? 저는 이제 트랜스 여성으로 정체화를 해서 수술도 끝냈고 호적도 바꿔놓은 상태인데요. 트랜스젠더와 성노동은 뗄 수 없는 게 있어요. 왜냐하면 많은 트랜스 여성들이 성노동을 하고 있으니까. 다들 그렇게 살고 있어요. 저도 경험이 없지 않아서. 이런 것들에 관해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한번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오늘 되게 좋은 자리인 것 같아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우선은 트랜스젠더, 그러니까 저도 트랜스 여성이기 때문에 트랜스 여성의 입장에서 받았던 낙인들. 아니면 사회적인 편견. 이런 것에 관해 얘기를 해보자면, 예전부터 있었던 많은 전통적인 차별들은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은 하고요. 그런데 최근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새로운 차별과 혐오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어요.

최근에 이제 뭐, 터프라고 하죠, 흔히? 그런 분들이 생기면서, 트랜스젠더 너희는 뭐, 뭐야, 화장을 그렇게 하고, 머리를 기르고, 그렇게 하면 여성이 되는 거냐. 여성이란 뭐길래 너네는 대체 그렇게 하는 거냐, 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시스 여성들이 그렇게 머리를 기르고, 화장하고, 옷을 정형화된, 그런 형태의 복식을 하고, 이런 것들도 사실은, 물론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분도 당연히 있겠지만, 그것도 어쨌든 시스 여성분들도 결국은 사회의 강요나 룰 때문에 하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아무런 생각 없이 그렇게 하고 다니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트랜스젠더 여성이라고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트랜스젠더 여성들도 분명히 사회가 원하고 규정하는 모습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거에 맞춰가려고 하는 것뿐이고, 그런 것들이 사실 그렇게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 트랜스젠더들에게는 패싱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그러니까 트랜스 여성이든 트랜스 남성이든 바이너리 트랜스젠더 같은 경우에는 자신이 원하는 성별로 표현되고자 하는 패싱 문제에 있어서 일반 시스 여성들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고, 혐오와 폭력 이런 것들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보니까, 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건데. 그런 것들을 너무 비난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트해가 많이 하고 있습니다. 네.

[해달] 네, 저는 트랜스 성노동자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어,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는 아마 트랜스해방전선 분들의 입을 통해 나올 것이고, 아마 왹비님과 열심님 입을 통해 성노동자들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 그럼 두 이야기가 합쳐지면 트랜스 성노동자의 이야기가 자동으로 나오게 되는가, 저는 그러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트랜스 성노동자들이 이해되고 있고, 납작하게 보여지고 있는지 그걸 여기서 살펴보고 싶었어요. 제가 어제 유튜브 빅데이터를 돌려 봤어요.

트랜스 성노동 유투브 빅데이터 사진

'트랜스 성노동', '트랜스 매춘', '트랜스 성매매' 관련해서 여러 가지 단어를 넣고 돌려봤는데. 여기서 많은 키워드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가령, '여성'이나 '형' 같은 표현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트랜스 성노동을 상상했을 때, 성노동자로 대표되는 이미지는 트랜스 여성에 한정되어 있구나. '봉' 같은 단어, 그리고 성기와 관련한 표현들. 이것도 주로 트랜스 여성에 관련한 용어들이죠. '하나님', ‘개소리’ 같은, 여러 이상한 표현들도 많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성노동자나 트랜스젠더를 하나의 동질한 집단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위험한 방식인데요, 트랜스 성노동자를 이야기하는 방식도 어떤 면에서 단일하게 상상되어온 것은 아닌가. 사람들은, 그리고 우리들은 트랜스 성노동자를 주로 어떤 이미지로 소비해왔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가령 이태원에서 클럽이나 바를 운영하거나 거기서 일하고 있는 트랜스 여성들을 트랜스 성노동자로 상상되는 방식이 우리 운동 안에서 어떤 면을 가능하게 하고 어떤 면을 누락시키고 있고, 앞으로 우리가 운동하는 데 있어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서 할 수 있게 만드는지 이런 것들을 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런 분들은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소위 잘 팔리는 여성의 모습으로 패싱 되면서 남성 성구매자들을 만나는 트랜스 남성들, 혹은 게이를 상대로 바텀 알바를 하는데 트랜스 여성으로 정체화하고 있는 분들. 이런 분들은 사실 이태원 클럽이나 바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이미지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는 분들이기도 하죠. 누가 지워지고 드러나는지, 이런 부분들을 다 같이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더하자면, 대부분의 성노동자들도 마찬가지지만, 트랜스 성노동자들은 ‘트랜스’가 붙음으로 인해서 더더욱 구조적이고 비자발적으로 이 산업으로 유입된다는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게 덧붙는 것 같아요. 물론 이 말은 성 산업 유입에 구조적인 부분이 없다고 하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구조적인 면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하는지를 좀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각자의 위치에 따라, 성노동의 유형에 따라 겪게 되는 어려움과 유입되는 경로,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여러 가지 해결 지점이 다 다를 텐데, 그냥 '구조적이고 비자발적이다'라고 모호하게 이야기했을 때 그것으로 퉁쳐지는 바람에 생기는 여러 가지 또 문제점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이상입니다.

[왹비] 저는 트랜스젠더 성노동자가 사회에서 강요받는 젠더 표현에 대해 생각을 해봤어요. 사회는 우리에게 성별 이분법적인, 남자 아니면 여자 둘 중 하나로 패싱 되게, 특정 젠더 표현을 하게 강요 한다는 거죠. 어쨌든 우리는 사회에서 특정 젠더 수행을 강요받는데, 터프들이 말하는 거 보면 유독 트랜스 여성에게만 너네는 코르셋을 조이면서 여성성을 재생산하니까 존재 자체가 여성혐오다. 이런 말을 하거든요. 구조적인 문제를 차치하구요. 하지만 여성성 재생산은 트랜스젠더만이 아니라, 성 산업에서 일하는 시스젠더 여성노동자도 트랜스 여성과 같은 사회적 여성성의 재현을 많이 하거든요. 성노동자와 트랜스젠더를 분리해서 비교해 보면, 경제적인 이유의 생존을 위해 특정 젠더를 수행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저는 일을 하면서, 이곳에서는 사회에서 정형화된 여성성이 정말 잘 팔린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제가 숏컷이랑 단발머리, 긴 머리 셋 다 해봤는데 (웃음) 초이스라고 해서, 남성 성구매자들이 성노동자를 고르는 업종이 있는데 거기서 일을 해봤거든요. 그런데 숏컷일 때는 진짜로 안 팔린다고, 소위 초이스가 안 됐어요. 하루에 초이스 한두 번 됐나. 그러니까 사회가 말하는 여성성이 부족해서 사실 안 팔렸던 거죠.

단발머리를 하니까 남성 성구매자들이 조금씩 초이스하다가, 붙임머리 붙여서 긴 머리를 하니까 엄청 잘 팔리기 시작한 거예요. 머리 길이의 차이에 따라서 초이스의 차이가 나는 게 되게 뭐지. (웃음) 머리 길이와 여성성의 상관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좀 했고. 사회에서 말하는 여성성이란 게, 또 창녀의 이미지가 막 가슴 이렇게 나오고, 쭉쭉빵빵하고, 뭔가 야한 옷 입고, 구두 신고, 화장 진하게 하고, 이런 이미지가 있잖아요. 이게 성 산업에서 정말 잘 팔리는 자원이에요. 팔리려면 재현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저는 시스젠더 여성노동자들이 여성성을 재생산하는 것보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그런 모습 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 강하게 질타받는다고 느꼈거든요. 특정 젠더 수행을 해야만 살아남는데도. 살아남을 방법이 그건데, 그런 사실을 간과하고 비난하는 게 부당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도 다 강요받고 있는 건데요.

[열심] 아, 이제 제가 얘기할 차례인가요? 저는 열심이고요. 지금은 주홍빛연대 차차에서 활동하고 있고 예전에는 페미위키에서 활동했었고, 네. 지금은 성노동자 관련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 성노동자의 혐오와 낙인에 대해 말해보자면요. 저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즐겨 하는데, 그래서 성노동자 커뮤도 많이 즐겨 했었어요. 예전에는 성노동자 커뮤니티가 트랜스젠더 성노동자들에게도 좀 포용적이었는데, 요즘 들어서 트랜스젠더 혐오가 너무 심해졌더라고요. 그래서 그 지점이 뭘까? 고민을 해봤는데, 그러니까 터프들의 논리와 좀 비슷한 점이 있어요. 이 사람들이, 뭐, 트랜스 여성에 국한해서 말을 하자면, 성노동자 커뮤니티에서는 트랜스 여성을 여성이 아닌데 여성처럼 꾸미고 우리의 자리를 위협하는, 자신을 위협하는 그런 침범자 쪽으로 생각을 한다면 터프들은, 성노동자들은 거기에 더해서 좀, 우리의 수입을 뺏어가는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이라고 여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지점에서 분노해 성노동자들 욕을 많이 하는 것 같고. 이 문제는 젠더적인 측면에서도 말을 할 수 있고. 그러니까 전형적인 터프들의 차별 같은 측면에서도 말을 할 수 있고, 노동적인 측면에서도 말을 할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무임승차자로 혐오하는 것처럼. 우리의 자리를 뺏어가는 사람들로 혐오하는 것처럼. 그래서 그 지점에 어떤 뭔가 원인이나 해결책 같은 거를 생각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네, 끝났어요. (일동 웃음)

-휴식시간-

[해달] 긴장 다 풀렸습니다, 이제. (일동 웃음)

[열심] 전 처음 와가지고. 온몸에 땀이 막.

해밀 베이커리 빵

[왹비] 아, 이거 드세요, 여러분. 해밀에서 사왔어요.

[열심] 요건 뭐고 요건 뭔가요?

[왹비] 이건 어니언치즈, 이거 다 비건인데, 이건 햄치즈마요.

[열심] 으음.

[꼬꼬] 요건 스콘.

[열심] 저 부추빵 먹어도 될까요? 혹시 먹고 싶은 분 계세요?

[왹비] 네 드셔요!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1부 #1. 트랜스젠더•성노동자가 사회에서 강요받는 젠더 표현, 낙인에 대해 링크: https://sexworkproject.tistory.com/18?category=859771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1부 #2.트랜스젠더•성노동자에게 '일자리', '비정규직', '성노동', '적응할 수 없는 정상규범의 직업'이란 의미? 링크: https://sexworkproject.tistory.com/19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2부 #3. 지금 트랜스젠더 성노동자에게 필요한 것 : 차별금지법, 기본소득, 법적 성별 정정의 필요성과 정상 가족 중심의 복지제도와 성매매 특별법의 한계점 https://sexworkproject.tistory.com/20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2부 #4. 트랜스젠더, 성노동자 단체 활동가로서의 고충 나누기 https://sexworkproject.tistory.com/21?category=859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