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 프로젝트/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제 2회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제 2회] 1부 #2.트랜스젠더•성노동자에게 '일자리', '비정규직', '성노동', '적응할 수 없는 정상규범의 직업'이란 의미?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19. 11. 30. 19:20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1부 #1. 트랜스젠더•성노동자가 사회에서 강요받는 젠더 표현, 낙인에 대해 링크: https://sexworkproject.tistory.com/18?category=859771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1부 #2.트랜스젠더•성노동자에게 '일자리', '비정규직', '성노동', '적응할 수 없는 정상규범의 직업'이란 의미? 링크: https://sexworkproject.tistory.com/19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2부 #3. 지금 트랜스젠더 성노동자에게 필요한 것 : 차별금지법, 기본소득, 법적 성별 정정의 필요성과 정상 가족 중심의 복지제도와 성매매 특별법의 한계점 https://sexworkproject.tistory.com/20 

2019 TDoR 성노동 프로젝트 2부 #4. 트랜스젠더, 성노동자 단체 활동가로서의 고충 나누기 https://sexworkproject.tistory.com/21?category=859771


 

#2. 트랜스젠더•성노동자에게 '일자리', '비정규직', '성노동', '적응할 수 없는 정상 규범의 직업'이란 의미?



[세실] 네, 다음 이야기는 트랜스젠더와 성노동자에게 '일자리'란 의미는 무엇인가,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비율이 왜 높은가, 성노동이라는 일을 선택하게 되는 이유, 그리고 계속해서 사회에서 말하는 정상성 규범에 있는 일자리에 적응 못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겨울] 저희 트랜스젠더 성노동자에게 일자리란 의미를 생각을 해봤을 때, 저도 성노동이 아닌 일을 구하는 게 너무나 힘들었고. 지금 회사에 다니고 있거든요. 사실은 음, 저는 호적도 바꿨고 이제 수술도 끝난 상태여서 쉽게 취직이 될 줄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렵더라고요.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거든요. 트랜스젠더가 성노동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일단은 생존이 사실은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어쨌든 이 나라에서는 돈을 벌어야 먹고 사는데, 당장 돈을 벌 방법이 없으니까. 그리고 또 주변에서 그런 일들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을 접하기도 쉽고, 내가 거기에 일자리로 들어가기도 쉽기 때문에 많이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해봤고요. 이런 것들이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고, 또 하다가 보면 적성이 맞는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적성이 맞아서 계속하고 싶은데 사회적인 편견과 혐오가 심하고, 어디 가서 내가 그런 일을 한다고 당당히 말할 수 없는 사회적인 분위기. 그리고 이 노동, 어쨌든, 노동인데 노동의 기본적인 권리들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큰 문제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잠깐 앞에서 얘기했던 제가 일자리가 구하기 힘들었던 이유도, 이게 보면 호적을 바꾸고 하신 분들도 성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호적을 바꾸더래도 이전에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것, 아니면 그 이전에 내가 회사에서 했던 것들이 내 삶에서 계속 이어질 수 없는 구조잖아요. 왜냐하면 학교만 하더래도 '내가 그 학교를 나왔다.' 얘기를 하면 아웃팅의 위험도 있고, 아니면 내가 패싱이 잘 된다면 괜찮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미 '너는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에 안 된다.' 이런 분위기도 있고요. 그러니까 성노동은 생존을 위해서 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고, 내가 그 일을 좋아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편견과 그리고 보장받지 못하는 권리. 이런 게 좀 힘든 거 같아요.

[데이빋] 저는, 트랜스젠더에서 이 문제를 이야기할 때 떠날 수 없는 게 성별 이분법이잖아요. 정상성 규범에서 벗어난 남성, 일반적으로 말하는 남성표식, 여성표식, 그 언저리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거죠. 남성으로 보이거나, 여성으로 보이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구하는 것 자체가 일단 힘들고. 그러니까 패싱 자체가 어쨌든 일자리를 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인 거죠.

그런 면에서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쭉 교육을 받아 오거나, 아니면 학교에 다니거나, 혹은 바이너리 트랜스젠더의 경우 만약 수술한다거나 하면, 무조건 경력단절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그럼 어떤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겠는가. 한국에서 경력단절이라는 거는 노동, 고용의 단절을 뜻하는 거잖아요.  후에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비율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하면 엄청나게 적어요. 자기가 정체화를 한 이후에 패싱의 양쪽이 둘 다 안된다고 하면, 일자리를 구하는 건 확률이 제로에 가깝구요. 보통 말하는 일반적인 직업에 취직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게 가장 큰 것 같고. 그건 성노동 산업에서도 마찬가진 것 같아요.

성 산업에서 패싱이 안 될 경우에 아까 말씀하신 대로 초이스, 그 부분에 있어서 권력이 작동한다고 생각을 하고, 그래서 트랜스젠더 성노동의 경우에서도 그냥 시스여성들이 성노동을 할 때보다 더 그 권력의 작용이 많은 거 같아요. 실제의 사례로도 죽는 경우가 많이 있잖아요, 성노동 도중에. '너 트랜스젠더였어? '라고 찌르는 사례가 존재하고. '트랜스젠더 여성한테는 그래도 된다'라는 식의 인식들이 많이 존재해서, 그냥 화가 나면 죽이기도 하고, 목을 조르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사례들이 법원에 가서도 제대로 처벌받지 못하고. 그러니까 어떤 노동에 있어서도 트랜스젠더와 시스젠더의 권력의 차이는 크게 존재하고, 그 권력의 차이가 일자리, 노동에서 정말 많이 드러난다. 현실이 그런 것 같아요.

[꼬꼬] 아까 얘기했던 젠더 표현 관련해서 연결해서 일자리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어떤 일자리를 가든 간에 특정 젠더 강요를 받는 게 해당하는 이야기인데요. 사무보조 일자리를 했었고, 또는 어떤 높으신 분 운전기사도 했었는데, 어딜 가든 간에 저한테 꼭 요구했던 거는 XX 입은 모습, 그게 아니면은 왜 흔히 말하는 XX의 XXXX, 요거? 그 두 가지. 아니면 그런 거를 할 수가 없으면 그냥 평범하게, 이게 말이 좀 웃겨요. 평범하게 입되 캐주얼하지만 정갈하게 입어야 한대요.

제가 이걸 텍스트로 받았기 때문에 되게 당황했고 이게 무슨 말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제가, 면접 보는 데서, 제가 이런이런 직무수행능력이 있는데, 만약에 제가 삭발을 해버리고 들어가면 그 자리에 저 대신 다른 사람이 들어가냐 하니까 그렇대요. 그러면 삭발을 했을 때 왜 제가 그 일자리를 왜 수행하지 못하냐 하니까 삭발을 하면 단정하지 못하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저는 뉴트로이스로 정체화를 했고, 제가 때때로 디스포리아 때문에 제 몸에 있는 체모나 뭐 생식기나 이런 거 보면서 고통을 많이 받을 때가 있는데, 정규직 들어가려면 특정 젠더로 강요받는 게 답답해서. 그래서 많은 사람하고 부대끼지 않는, 제 개인. 1인으로 다닐 수 있는 일들을 하게 됐거든요. 전에 했던 일은, 제가 드라이빙 가이드 하면서 저랑 손님이랑만 얘기 잘하면 되고 제 외모에 대해서는 큰 신경을 안 쓰는 일을 했었어요.

1인직으로 몰리는 사람이 아마, 저처럼 비슷한 식의 디스포리아가 있는 사람은 그런 일자리로 몰릴 수 있을 거 같아요.
트랜스젠더, 퀴어라는 사람들도 그냥 일반적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아까 얘기하신 성별 이분법 그런 것 때문에, 어떻게 보면 진짜 사소한 건데요. 하지만 그런 게 사소하지 않기 때문에 견디기 어려워서 나오고, 자꾸 내몰리고, 바깥으로 가게 되고 그런 것 같아요. 제 얘기는 여기까집니다. (일동 박수)

[해달] 너무 동의가 되네요. 소위 이제 탈성매매를 하더라도, 다시 돌아가게 되는 이런 구조들이.

[열심] 결국에는 차별하는 것 때문에 다시 성노동을 하게 되는, 그런 다시 재유입되는 그런 구조가 공통적으로 트랜스젠더와 성노동자에게 모두 존재를 하는 것 같아요. 트랜스젠더는 패싱 문제 때문에, 아니면 성노동자는 이미 성노동을 했기 때문에, '내가 술집 여자인 거 들키는 거 아니야', '내가 아가씨였던 거 들키는 거 아니야' 그런 것 때문에 계속 그 낙인을 지고 살기 때문에 다시 유입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서도 자기는 떳떳하고 일반적인 평범한 사람이 되길 바라고. 성노동을 하면서도, 보통 대다수의 성노동자들은 '나는 다른 언니들과는 달라', '나는 빨리 돈을 벌어서 이 바닥을 뜰 거야'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는데요. 결국에는 성노동자에게 붙어있는 낙인들이 성노동자들이 성노동을 계속하게 만들어요. 그런 지점이 좀 생각해 봐야 될 지점 아닌가. 제가 너무 짧게 얘기했나요? (일동 웃음)

[왹비] 저는 트랜스젠더퀴어로 정체화하고 있는데, 한때 수술에 대해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수술비를 알아보니, 몇백만 원이 아니라 몇천만 원이고. 재수술하게 되거나 패싱을 위한 추가적인 시술을 하면 더 많이 깨지잖아요. 그래서 이 돈을 어디서 모아야 할까, 생각하다가 성노동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했거든요. 왜냐하면 일단 지금 저는 여성 패싱이고 고졸인데, 구할 수 있는 직장이 거의 비정규직 알바밖에 없었고. 월 150이나 뭐 200벌 수 있는데, 그걸로 어느 세월에 수술비를 벌 것이며.

그런데 성노동은 월 1000 정도는 벌 수 있으니까, 다른 알바를 하는 거에 비해 10배는 빠르게 수술비를 모을 수 있단 말이에요. 근데 또 수술비만 모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수술하고 나서의 비용도 생각해야 하잖아요. 쌍꺼풀 수술도 수술한 곳이 일주일 만에 낫는 게 아니고 한 달 넘게 걸리잖아요. 그러면 대규모의 이 수술을 하고 나면 엄청 회복 기간이 오래 걸릴 텐데, 회복 기간 동안 먹고 살아야 할 생활비도 필요하고, 또 월세도 내야 되고, 그럼 미리 그 돈을 저축해놔야 하고.

여기서 끝인가. 아니란 거죠. 다음에는 만약 수술 후에 뭔가 잘못돼서 재수술해야 되거나 후유증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럼 그 돈을 계속, 계속해서 모아야 하는데, 이런 추가적인 비용이 드니까, 큰돈을 모을 수 있는 곳이 성 산업뿐이니까 트랜스젠더들은 탈성매매가 좀 더 어려워지는 거죠. 시스젠더 성노동자도 탈성매매를 못 하는 이유가 이런 면에서, 큰돈을 벌 수 있는 게 성 산업뿐이란 점에서 비슷한 거 같구요.

제가 듣기로는 트랜스젠더 업소에서 일하면, 아직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 성노동자에게, 마담이 막 돈을 빌려주거든요. '너 몇천 땡겨줄 테니까 가서 수술하고 와라' 이러면서, 약간 마이킹 같은 걸 빌려주는 거죠. 그러면 트랜스젠더 성노동자 입장에서 자기는 빨리 성별 정정을 위해 수술을 해야 하니까 마담과 서로 자신이 윈윈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이제 돌아와 보면, 생각보다 마이킹 까는 것도(갚는 것도) 어렵고, 또 이제 돈을 계속 크게 벌어왔던 게 있잖아요. 이게 성노동을 하다 보면 돈의 쓰는 풀이 달라져서, 일주일에 다른 사람 한 달 월급을 버니까, 내가 쓰는 소비가 감당이 안 되는 거예요. 성노동을 하지 않고서는. 탈성매매 하려 해도 이미 성노동자는 돈 쓰는 풀이 달라져 있고, 하던 일이 뭔가 익숙해서 편한 것도 있고, 그래서 계속하게 되는 것도 있어요.

성노동자도, 사실 그래요. 탈성매매를 처음에 하려고, 열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단기간에 후딱 벌고 빨리 치고 빠지자!' 이러는데, 이미 돈 쓰는 풀이 달라져 있으니까. 라이프, 생활방식이란 게 달라져 있기 때문에, 그거를 단기간에 바꿀 수가 없는 거예요, 개인 의지의 문제로 되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탈성매매를 해도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죠. 집결지를 예로 들자면, 집결지는 나이대가 굉장히 다양하거든요.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막 이렇게 계세요. 6, 70대는 주로 삐끼, 휘파리라고 해서 호객행위 하시는 이모로 계시는 분들도 있고. 이제 그분들은 집결지가 재개발로 곧 폐쇄가 된다 하면 다른 데에 가서 일하신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게 원래 하던 일이랑 너무 강도가 다르고, 몇 시간씩 일해도 성노동 할 때보다 돈을 못 버니까 적응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다시 성노동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구요. 탈성매매를 유도하려면 사회 구조적인, 정책적으로 보완되어야 그게 좀 더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일동 박수)

[열심] 소비의 풀이 달라진다는 말이 정말 공감이 됐어요. 예를 들어서 출근할 때 헤어 스타일링을 받으면 2만 5천 원이거든요. 메이크업을 받으면 4만 원, 비싼 덴 5만 원인데, 그거 받고 콜택시(*성노동자들이 업소까지 이동하는 교통수단)를 타면 만 원이고 또 퇴근할 때 콜을 타면 만 원인데. 머리랑 화장하고 홀복 입고, 물론 외투로 가리지만. 그 상태로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탈 순 없잖아요. 그래서 무조건 콜택시를 타야 하고. 그런 식으로 하루에 출근비만 거의 10만 원 가까이 쓰게 돼요. 이렇게 소비를 하는데 당장 일을 그만두고 나서, 그리고 강남에 살고 이런 경우, 자취하고 일 끝나고 오면 피곤하니까 배달음식 맨날 3만 원 4만 원짜리 시켜 먹고. 이 소비 패턴이 일을 그만둔다고 바로 돌아갈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말이 되게 공감이 됐어요. 소비의 풀이 달라진다는 말.

[겨울] 저도 두 분 말씀 듣고 공감 가는 것도 많고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많이 잘해주신 것 같아요. (일동 웃음)

[해달] 저는 트랜스 성노동자들, 트랜스젠더와 혹은 취약한 여성들이 성노동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매우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이후 성 산업에 들어오고 나서도 굉장히 취약한 위치에 놓인다는 사실들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요.

고용 이후에, 그러니까 성 산업에 들어오고 나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잖아요. 아마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이건 경찰에 의해서거나, 포주, 실장 같은 관리자, 아니면 성 구매자, 심지어 동료들한테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죠. 지금은 성노동자들이 범죄화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혀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폭력으로부터 성노동자들을 취약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혹여 시대가 좋아져 성노동이 비범죄화되고 성노동자에 대한 처벌이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근로기준법이나 노조법 같은 조항으로는 성노동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도 중요한 문제에요.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하는 게 정말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형법이 없어진다 해도, 현행 노동법상으로 성노동자들은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학원강사들이나, 택배 노동자, 청소노동자들이 근로자로 잘 인정받지 못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성노동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성 산업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와 함께 아주 많은 것들을 바꿔야 하는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일터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차별들이나 억압들은 너무나 많은 구조적 요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고, 이건 근로자성이 인정받지 못해 직장 내에서 열악한 상황에 처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장 밖에서도 대출을 받는 걸 엄청 어렵게 만들고, 그러다 보니 성노동자들은 1,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어 다른 방식으로 때우게 되는 것이죠.

요즘 세상에서 대출 없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집 하나 구하는 데 다 대출이 필요하고. 이런 사소한 부분들에 있어 우리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여러 가지 권리들이 여러 부분에서 굉장히 어렵게, 알아서 각개약진해서 획득해나가야 한다는 점이 지금의 문제인 것 같아요. 한국에서 성노동자 처벌과 관련한 많은 부분이 괜찮아지고, 나아지고, 노동법 안에서 성노동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도 문제인 거죠.

가령, 트랜스젠더는 여전히 가족 구성권이나 주거권 면에서 받는 차별이 많기 때문에 정상 가족 단위 중심으로 여러 고용지원이나 복지지원이 지금 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주거에 대한 혜택이나 가족 구성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죠. 그런 면에서 이들은 이걸 스스로 얻기 위해 또 큰 비용을 쓸 것이고, 그럼 다시 성노동이라고 하는 선택지를 찾아보게 될 것이고. 이런 것들이 악순환인 것 같습니다. 네. 이상입니다. (일동 박수)

[데이빋] 공감이 많이 가요. 성노동에 종사한다는 이유만으로 성노동자와 비성노동자 사이 권력 차가 엄청나게 작동을 하잖아요. 그런데 안전 보장이 전혀 받을 수 없다는 것. 범죄로 취급받기 때문에. 성노동자 중 비단 시스 여성이든, 트랜스 여성이든 아니면 바텀 알바든, 모든 방면에서 안전 보장을 못 받고, 만약에 콘돔을 요구하면 '네가 어떻게 나한테 감히 콘돔을 요구하냐' 이런 식의 취급을 받고, 당연히 존중받아서는 안 될 존재처럼 취급당하고, 권력 차가 엄청나게 생겨버리니까. 범죄로 취급을 받기 때문에 어떤 행위를 당하더라도 이거를 신고도 못 하고, 고소하더라도 어쨌든 자기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걸 인정 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각지대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꼬꼬] 저도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 마냥 비범죄화만 되면 괜찮냐 하신 부분이 되게 공감인데. 저도 완전 범죄화, 부분적인 그리고 전면 비범죄화 이렇게 다양한 모델이 많잖아요. 이쪽 공부하면서 비범죄화를 시도하는 곳들을 보면 대체로 사회보장제도, 법, 특히 형법보다는 민법, 그리고 또 의료복지제도가 굉장히 잘 된 다음에 요게 딱 얘기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 부분도 성노동자에게 "그래도 니네가 비범죄화의 대상이 돼야 되냐", 이런 식의 논의가 이뤄지는 걸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단순히 비범죄화 얘기를 하긴 하는데, 그거는 최종 단계에 있는 얘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이, 흔히 말하는 우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얘기가 없는데, 이런 것도 없으면서 저런 걸 얘기해봤자 어차피 원래 멸시하는 사람들은 '뭐 돈 좀 주고 멸시하던 대로 하지 뭐', 이런 식으로 될 것 같았어요. 딱 그 부분에 되게 공감 갔었어요.

아 시간이… 저희 그럼 이제 휴식시간이네요. (일동 웃음)



2부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