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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공유] 희매촌 철거, 원주시 '햇볕정책' 성과 있었나?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5. 8. 14. 16:40

 

희매촌 철거, 원주시 '햇볕정책' 성과 있었나?

 

지난 2019년 시작된 학성동 도시재생뉴딜사업(이하 도시재생사업)이 오는 12월 마무리된다. 원주시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낙후된 학성동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한편 성매매 집결지인 희매촌도 폐쇄할 것이라 했다. 

당시 도시재생사업 구역에 희매촌 업소 일부가 포함되면서 실현되는 듯 보였다. 원주시는 원주경찰서, 원주소방서,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희매촌 철거를 위한 TF팀을 꾸렸고, 도시재생사업이 성매매 집창촌의 폐쇄를 이끄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도시재생사업이 끝나는 2024년이 되면 희매촌은 자연히 소멸할 것으로도 예상했다. 사업 종료 반년여를 앞둔 2024년 5월. 정말 희매촌은 사라졌을까? 

밤10시쯤 희매촌 입구에서 무리 지어 있는 남성들을 만났다. 이들은 20, 30대로 보이는 외국인들이었다. 각자 현금을 꺼내 들고 주거니 받더니 하더니 이내 서로 다른 업소로 뿔뿔이 흩어졌다. 최근 희매촌에 젊은 외국인 손님이 부쩍 늘었다는 인근 주민들의 말이 사실이었다.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A 씨는 "외국인을 받아주는 성매매 업소가 없는지, 요즘은 업소를 찾는 사람 중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원주시 햇볕정책은 통했을까?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되던 지난 2019년. 원주시는 "사업을 통해 학성동 일대가 양성화되고 시민들의 왕래가 잦아지면 '희매촌'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금도 업소 36곳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수치로만 보면 도시 재생사업이 시작되던 5년 전(업소 70여 곳)과 비교해 절반가량 줄었지만, 이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이주가 불가피했던 업소들이다. 원주시의 계획대로 도시가 정비되면서 문을 닫은 곳은 한 곳도 없다. 

원주시는 그동안 햇볕정책을 펼쳤다. 희매촌 주변에 공원과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소방도로를 개설해 일대를 양성화한 뒤 이를 통해 업소 이용자들의 희매촌 출입을 위축시킨다는 구상이었다. 업소 종사자들에게는 조례를 근거로 생계·직업 등을 지원해 탈성매매를 유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성매매 피해 여성 중 원주시 지원을 받은 종사자는 올해 신규대상자까지 모두 7명. 이들 중에는 현업상태가 아닌 고령화, 건강 등을 이유로 이미 성매매 업소에서 이탈한 여성도 있다. 업소에 종사하다 원주시의 지원을 받고 탈성매매를 시도한 여성은 전체 종사자 54명 중 10%에 그친다.

원주시가 희매촌 인근에 건립한 원주시여성커뮤니티센터도 업소 폐쇄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이용객 출입에 영향을 주고자 야간까지 센터 운영을 확대했지만 업소는 오후8시 문을 열고, 센터는 오후9시 문을 닫기 때문이다. 업소 여성들의 심리·직업상담 등을 위해 올해 3월 센터에 성매매전문상담실을 구축했으나 이용하는 업소 여성은 거의 없다. 

당시 도시재생 구역에 포함된 업소들도 철거 보상이 폐쇄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일부 업소는 보상을 받고 옆 건물에 또 다른 업소를 차려 운영하다 건축법 위반으로 적발되기도 했다. 원주시가 경찰서, 소방서, 교육지원청,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TF팀을 꾸리고 희매촌 퇴출 방안에 머리를 맞댔지만 이 또한 대낮 캠페인 수준에 그치며 업소 폐쇄를 유도하지는 못했다. 

도시재생사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희매촌 폐쇄는 묘책이 없다"는 힘없는 목소리가 원주시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집창촌이 포함된 학성동에는 애초부터 일부 '재생'이 아닌 전체 '재개발'이 필요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마을에서 나온다. 희매촌이 남아 있는 한, 도시재생을 통해 일궈낸 학성동의 문화와 구도심 회생은 반쪽짜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원삼희 원주시 여성가족과 팀장은 "업소 여성들의 인권, 생계 등을 고려할 때 원주시로서도 희매촌 폐쇄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역 기관·단체들과 협업해 캠페인을 벌이고, 관련 조례를 기반으로 업소 여성들의 탈성매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집창촌은 2000년대 들어 변화를 맞았다. 춘천 '난초촌'이 춘천시의 적극 행정을 통해 지난 2013년 9월 1일 운영을 중단했고, 성매매가 이뤄지던 강릉역 일대 '여인숙촌' 14곳이 강릉시의 보상을 통해 폐쇄됐다. 동해시 발한동의 성매매업소 '부산가'도 2년여간 지속된 동해시와 경찰의 강력한 단속 앞에 지난 2011년 자취를 감췄다. 현재 도내 성매매 집결지는 희매촌과 속초 금호실업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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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매촌 철거, 원주시 '햇볕정책' 성과 있었나? - 원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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