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프로젝트1회 13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멜섭왹비 : 미아리 텍사스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멜섭의 안내서

미아리 텍사스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멜섭의 안내서 멜섭왹비 평소 집결지라는 공간에 와 볼 리 없는, 이 공간이 생소하고 무서운 여러분에게 미아리 텍사스란 공간을 안내해주는 글입니다. 모쪼록 길을 잃지 않고 잘 따라와 주셨으면 합니다. 아직도 제가 이 이야기를 써도 되는 건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혹여나 이 글이 집결지 성노동자들을 타자화 하는 건 아닐지. 나도 모르게 시혜적인 시선을 담는 건 아닐지. 그렇지만 이런 두려움에도 글을 써 내려가는 이유는 집결지란 공간에서 일어나는 인권유린과 노동 착취 속에 고립되는 집결지 성노동자들과 여러분이 관심을 두고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천하여 이 공간에 균열을 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미아리 텍사스는 미아역이나 미아 사거리역보다는 길음역과 가까워요..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왹사리 : 노르딕 모델은 과연 최선의 성매매 정책인가?

노르딕 모델은 과연 최선의 성매매 정책인가? 왹사리 I. 서론 II. 노르딕 모델의 정의, 입법 목적, 도입된 국가들의 입법 과정 III. 노르딕 모델 입법 후 각국 성노동자의 상황 변화 IV. 결론 V. 참고문헌 I. 서론 노르딕 모델. 처음 이 용어를 접했던 건 오마이뉴스에 실린 어떤 기고 글이었다. 글 작성자는 해당 모델의 장점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 후 당시 유럽 내 선진국들의 성매매 정책 현황을 함께 알려주며 성매매 종사자가 성매매의 굴레에서 탈출하는 걸 돕기 위해 본 모델이 한국에 도입되는 게 마땅하다고 역설한다.1) 내게 그 글을 공유해준 페미니스트도 본 모델이 한국에 도입되면 현재 열악한 조건의 노동환경에 묶인 성매매 여성들이 엄청난 수혜를 누리며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A양 : 룸에서 일할 때 소소한 팁

룸에서 일할 때 소소한 팁 A양 *수도권-강남 룸을 기준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1. 일을 시작하기 전에 (1) 좋은 시기가 아닙니다. 2019년 8월 기준으로 화류는 승리 버닝썬-대성 사건으로 인해 완전히 망조가 든 상황이다. 어느 업종이 특히 망했단 것이 아니고 전반적으로 망조가 들었다. 기타 업소, 특히 오피는 국내 최대 오피 예약 사이트가 통째로 먹통이 돼서 오피 예약은 반으로 줄었고, 원래부터 심하던 광수대의 불시 단속은 더 심해졌다. 상대적으로 기타업종보다는 단속이 덜 하다는 룸앱(*룸애프터-2차)도 단속이 심해 경찰 단속이 뜨는 날에는 앱을 아예 금지. 앱 나가는 아가씨도 테이블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가게와 떨어진 아주 먼 지역으로 가게에서 차를 보내 앱을 나가게 한다. 공식적으로 2차가 없..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영신 : 레드 로즈 캉캉

레드 로즈 캉캉 영신 *트리거 워닝 : 자해, 성폭력 묘사 [도입] 사라지고 싶어 소리 지르고 싶다 뱃속에는 뭔가 뭉쳐있고 어그러진 목소리가 어그러진 기도를 오르지 못하다 어그러져 뭉쳐버리고 뱃속을 넘어 결국 가슴으로 오른다 결국 나는 운다 아니야 시인은 감정을 절제해야 해 나오려던 눈물이 게 눈 감추듯 들어간다 그렇게 어그러진 눈물은 어그러진 목소리와 함께 어그러져 내 가슴을 채운다 침 대의 이불속의 블랙홀에 있는 작은 가슴 사라지면 좋겠는 귀를 자르면 좀 나아질까 나오지 못하고 가슴에서 와글거리는 어그러진 목소리 듣지 않을 수 있게 될까 아니 그러면 너는 결국 목을 자르게 될 거야 어그러짐의 엉킴을 풀자 실타래의 처음도 끝도 모르겠는 가위로 숭겅 잘라내기에는 너무 소중한 것이 담겨있는 [본문1] 이질..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별리 : 밤을 횡단하는 몸의 기억

밤을 횡단하는 몸의 기억 별리 나와 함께 밤을 건너 준 J와 D에게. 여성단체에서 일하는 성노동자를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여성 인권운동, 반성폭력 운동을 하는 창녀는? 그것이 바로 나이다. 나는 반성폭력 운동가이자 성노동자다. 얼마 전 한 여성인권운동가가 ‘노동, 인권, 여성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는 활동가 중에 성판매를 하는 활동가들이 있다.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언젠가 이 문제가 관계자들에 의해 공론화되기를 바란다’ 라는 시민사회 운동, 여성 인권운동에서 성노동자가 색출되고 퇴출당하여야 한다는 글을 작성하였다. 나는, 성노동자는 시민사회 운동, 여성 인권운동에서 검열되고, 색출되고, 퇴출당하여야 하는 흉물스럽고 추잡한 존재로 정의되었다. 책과 이론만으로 성매매 경험 당사자-성노동자를 접한 사..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익명 : 여성인권보다 창녀인권

여성인권보다 창녀인권 익명 주류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성구매 남성을 욕할 때 가장 자주 사용되는 말이 있다. 바로 ‘창놈’이라는 말이다. 본래 성구매 남성을 욕하는 말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성노동 여성을 욕하는 ‘창녀’라는 말만 존재했다. 남창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그것은 몸을 파는 남성을 욕하는 단어였고, 흔히 쓰이지도 않았다. ‘창’의 기본값을 여성으로 설정한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들은 창녀를 욕하는 말에서 “창”만 떼어와 창놈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창놈이라는 말은 주로 “더러워” 등과 같은 말과 함께 사용된다. ‘챙넘’, ‘췡럼’ 등으로 변형하여 희화화를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단어의 사용은 분명 성노동 여성과 성구매 남성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 낙인과 차별의 균형을 맞추..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희망 : 뱀에게 내어 준 발목

뱀에게 내어 준 발목 희망 새벽 3시 35분, 숙취에 머리를 싸매며 자판을 두드린다. 가끔은 지금의 시간과 공간에 갇혀있는 기분이 들고, 그리하여 어딘가 시비를 걸고 싶은 건지 진정한 사랑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사람들은 사랑 그 자체를 사랑한다는 말이 굉장히 와 닿아, 아스라이 빛나는 사랑 주위를 거니는 행복 또한 실재하는지가 궁금하다. ‘행-복-.’ 성 노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 나에게 행복이란 살아가기 위한 성-노동 적 행위와 공유되지 않는 미지의 세계인가? 어떠한 노선과 선택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행복인가? 강렬한 충만감과 편안함, 안전성, 사회적 소속감, 자가 발전성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잔잔히 흐르는 전류로 치환해 느끼는 순간을 우리는 행복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밀사 : 우리의 오랜 연대를 위하여

우리의 오랜 연대를 위하여 밀사 이 글을 쓰기 전에도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를 감히 나 까짓 게 해도 되는 걸까? 그런 마음이 있습니다. 저는 성노동자 권리모임 지지에 소속된 활동가로서 11년 봄부터 14년 여름까지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14년 성노동자 권리모임 지지 후원금 유용 사태의 주요 인물이기도 합니다. 저는 후원금 유용이라는 실책을 저질렀고, 이로 인한 부정적인 여파는 제가 감히 미루어 짐 작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된 저의 사과문 및 현황 공유는 ideophobia.egloos.com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언젠가는 14년 지지 후원금 유용 사태 안팎의 일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성노동 운동은 계속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SM:성노동몬스터 : 알못이 알아보는 성노동

알못이 알아보는 성노동 (*알못 : 잘 알지 못하는 사람.) SM:성노동몬스터 성노동에 관하여 두 사람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첫 번째 인터뷰 첫 번째 인터뷰 상대인 도하님은 성노동을 노동운동의 관점에서 살펴주시기로 했다. 이하는 도하님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SM:성노동몬스터 : 성노동자라는 명칭의 정치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보통 성매매라고 하지 성'노동'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도하 : 쟁점이 되는 지점은 그것을 노동으로 인정하냐 아니냐라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노동이 무엇이냐에 대해 정의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저는 노동하는 걸 안 좋아해요. 현재 자본주의에서 노동이라는 것의 정의가 남을 위해 일을 하고 대가를 받는 거잖아요. 그게 보통은 사업주가 있고 일을 주고 내가 노동자고 노동..

[2019 성노동 프로젝트 제 1회] 성노동 비범죄화를 위한 여러소리회 : 성노동자는 시민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배제, 고립되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성노동자는 시민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배제, 고립되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성노동 비범죄화를 위한 여러소리회 아래의 첫 번째 글은 2016년 10월 8일 퀴어여성네트워크에서 개최한 여성성소수자 떠들기 대회 – My Gender Shake에 섭외되어, 트랜스젠더 레즈비언 성판매/구매자 이류시연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발언대에 서서 발표하기 위해 글로 정리해 둔 것입니다. 그 이후의 글은 바로 이틀 후인 10월 10일, 반성매매 단체 이룸이라는 곳에서 비록 자신들은 10월 4일에 주최 측이 보내온 회의록을 통해, 성노동자 당사자가 발언 할 예정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고 인정하지만, “①연사가 신청한 것인지 섭외된 것인지 ②섭외가 되었다면 어떤 이유로 섭외된 것인지 ③섭외 이후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주최 측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