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아리 성노동자 이주대책위원회 고(故) 심OO 발언문
저는 낮에는 한 아이의 엄마입니다. 밤에는 성노동자입니다. 남들은 저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을 합니다. 한 아이의 엄마로써 한 가정의 딸로써 부끄럽지 않냐 손가락질하며 욕을 합니다. 전 제가 왜 부끄러워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이 왜! 부끄러워야 하고 왜! 갖은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아이가 첫 돌도 맞이하기 전에 아이 아빠의 외도로 이혼을 했습니다. 한부모 가정 지원금은 한달에 고작 31만원 줍니다.
제 가정의 생계를 어떻게든 책임져 보겠다고 성노동자의 길로 발을 내딛은 것이 부끄러워야하고! 욕을 먹어야하고! 손가락질을 받으며!! 비난 받아야하는 일 입니까?
제가 낳은 제 자식, 남들과 다른 가정이라고 꼭 힘들게만 키워야 잘 키우는 것입니까? 다른 평범한 가정처럼 입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부모로써 넘치도록은 아니지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당연한 것 아닙니까? 자격증 하나 없이 배움이 부족해서 식당에서 온갖 굳은 일을 다해도 한달에 200~250만원 남짓입니다.
지금처럼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월세 내고 공과금 내고 아이 앞으로 적금 들어가고 경제는 갈수록 버거워지는데 나라에선 출산을 장려한다면서 정작 지원은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남들은 200만원으로도 충분히 한달 생활이 가능하시다구요?
부모 도움없이 경제적, 물질적 지원 하나 없이 혼자 젖먹이 아이 키워보셨습니까?
아무런 지원 없이 키우실 수 있겠습니까?
내가 낳아도 되겠냐 허락을 받고 낳은 것도 아닌데 부모로써 낳아 놓고 무책임하게 이혼했다고 아이를 버려야 합니까? 친부에게도 버림받은 아이를 내 배 아파서 낳은 내 자식을 버려야 합니까? 그게 맞는 선택일까요?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아득바득 웃음 팔며, 몸팔며 돈 벌어 내 자식 병든 내 부모의 생계를 책임지겠다는데 직업이 무슨 상관입니까.
전 제 아이에게, 제 부모에게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자식을 버리고 부모를 버리고 방치하고 학대하며 자기들 유흥만 즐기는 그런 무책임하고 폐륜적인 인간이 비난 받아야 마땅한 것 아닙니까?
그 누가 저를 비난할 수 있습니까!
생계형 성매매인지 비생계형 성매매인지 모르시겠다면 직접 집창촌을 와보시겠습니까?
전 한 아이의 엄마로써 한 가족의 귀한 딸로써 전혀 부끄러운 삶을 살고있지 않습니다.
얼마 전 이혼 후 6년만에 처음으로 제 옷을 사 입어 보았습니다. 고작 티셔츠 한장에 7,900원 한 장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아십니까? 그것조차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수십번, 수백번 고민 끝에 만원도 안되는 그 옷을 사입기까지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사치가 아닐까 고민하며 오롯이 날 위한 7,900원짜리 티셔츠 한 장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
성노동자도 떳떳한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생존이 죄가 된다면 바뀌어야 하는 건 사회 아닙니까?
저도 어엿한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또다시 불법으로 내몰리고 싶지 않습니다.
손가락질하며 비난당하는 아이의 엄마가, 한 가정의 딸이 되지 않도록 이승로 성북구청장님은 꼭 저희의 이주대책을 마련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이주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저는 지치지도 쓰러지지도 않고 끊임 없이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