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성노동자 추모행동/2023 성노동자 추모행동 <Fly in Power>

[2023 성노동자 추모행동] <Fly in Power: 아시아 이주여성 성노동자와 용주골 성노동자를 연결하는 이야기>토크 엿보기👀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3. 12. 22. 01:09

 

2023 성노동자 추모행동 <Fly in Power: 아시아 이주여성 성노동자와 용주골 성노동자를 연결하는 이야기>토크 엿보기👀

 

2023년 12월 17일 성노동자 추모행동 <Fly in Power: 아시아 이주여성 성노동자와 용주골 성노동자를 연결하는 이야기>에 함께해주신 모두에게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성노동자 추모행동에 오신 분들이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오시지 않은 분들이 이야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도록 토크쇼에서 나온 이야기의 일부를 옮겨담았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차차의 활동에 계속 함께해주세요!

*아래 발췌는 속기록과 사전 대본을 바탕으로 가공 및 편집되었습니다.

*2023 성노동자 추모행동은 인권재단 사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여름 : 한국에서 미등록 이주 성노동자의 경우, 단속을 당하게 되면 보통 출입국관리소로 인계되고 본국으로 송환됩니다. 말이 좋아 본국 송환이지 강제 퇴거, 강제 추방이죠. 그래서 이주 성노동자의 경우 더욱 목숨을 걸고 단속을 피해야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라윤 : 지난 주에 한신대학교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비자 유지에 필요한 천만 원이 계좌에 없어서 강제추방을 당한 일이 있었어요. 자신들이 강제추방당하는지도 모르게 소지품도 없이 차에서 비행기로 태워져 추방당했다고 들었습니다. 학생들도 이렇게 강제추방 당하는데, 이주노동자와 이주성노동자들은 훨씬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남한 자본주의에 충실히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이 더 심각한 처벌을 받을 것이 자명해보였어요. 그래서 레드카나리송은 성노동 비범죄화 뿐만 아니라 빈곤의 비범죄화도 중요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름 : 성산업을 규제하는 법만 바꾸고 이주정책, 이민정책을 건드리지 않으면 인신매매는 여전히 성행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성노동자 권리운동은 성노동 비범죄화와 동시에 어떤 이주민들을 취약하게 만들고, 퇴거시키고, 국경 밖으로 쫓아내고, 한국으로 못 들어오게 하는 반이민 이주정책들을 같이 해결해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별이 : 성노동이 만약에 불법이 아니라면 진상들도 진상을 부릴 수 없을 것 같아요. "너 신고해라, 너 신고 못하지? 너도 걸리니까." 이런 이야기를 진상들이 항상 해요. 그럴 때 진짜 화가 나고. 그래도 다행인 건 용주골은 사장님들이 대부분 상주하고 있어서 진상들이 진상을 제대로 부릴 수 없는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용주골이 좋습니다.

라윤 : 퀴어활동가, 트랜스 활동가로서 저는 성노동자를 위한 정의 없이는 젠더 정의가 있을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건 자본주의를 충실히 따르는 비퀴어 여성, 남성들에게도 모두 다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모두를 위한 젠더 정의를 실현하는데 그게 성노동자를 희생시켜서 얻는 것이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별이 : 용주골은 70년 전 국가에서 미군을 상대로 만들어진 곳이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필요없다, 너희들은 나가라”는 식이고요. (...)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보건소차가 들어와서 종사자들을 직접 검사하고 관리한 적도 있었습니다. 자기들이 필요할땐 만들고 관리하고 이제는 필요없으니 불법이니 나가라 입니다. 국가에서 다 관리하고 국가에서 만들어놓고 이제는 불법이니까 나가래요. 아가씨들에게 아무런 보상도 대화도 없이.

별이 : 이 자리를 빌어서 시민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싶었어요. 저희는 당신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집, 직장을 지켰습니다. 당신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당신들은 용주골만 지켜내신 게 아닙니다. 한 집안의 가장들이니 그 가정속에 부모님들, 아이들, 형제, 자매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지켜주셨습니다. 시민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라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것을 영어로 말하면 평화 속에 잠들기(Rest in Peace)잖아요. 그런데 제 조상들은 평화 속에 잠들어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영화에 나왔듯이, 2021년 애틀란타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고, 그걸 계기로 레드카나리송이 각종 지원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찌보면 저희 조상은 총기 난사 사건으로 돌아가신 그 분들이고, 돈이 모여서 성노동자 권리운동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저희 조상님들이 주신 힘이라고 생각해요.

여름 : 우리의 애도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어디로 연결될까? 애도 투쟁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했어요. 어쩌면 애도 투쟁은 어떤 삶이 존엄하게 죽지 못했다면 존엄하게 추모받을 수 있도록 싸우는 것이 아닐까. 국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활동가들의 몫이고 애도투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 오신 여러분에게도 묻고 싶어요. 당신의 애도로부터는 무엇이 자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