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골 강제폐쇄 대응(2023~2025)

[발언문 공유] 성매매 업소 건물주 배불리는 거점매입 68억 예산에 반대한다!! : 나영(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5. 9. 12. 14:56

 

사진: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연대발언 

나영(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재작년 이곳에 처음으로 행정대집행을 막으러 왔던 날을 기억합니다. 서로의 팔을 감아 스크럼을 짜고 선 용주골 성노동자들과 주민, 연대하러 온 시민들을 코앞에 두고 시청 직원과 경찰을 대동하고 온 파주시청 책임자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명령했습니다. 

“밀어붙이세요!” 

저는 이 한 마디가 파주시가 지금껏 행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여성이 행복한 도시’ 같은 기만적인 명분을 가져다 붙인다고 해도 파주시가 하고 있는 일은 단 하나입니다. 밀어붙이는 것. 오직 파주시의 명분을 위해, 돈이 되는 재개발 거점을 만들기 위해 이곳에서 일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무작정 밀어붙이는 것입니다.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그 여성들은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파주시가 쏟아붓고 있는 수십억의 예산은 결국 건물주들에게 돌아갑니다. 파주시 시의회에서도 일부 용주골 건물주는 타지역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거점매입 사업은 결국 이런 건물주만 이득을 보게 될 뿐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건물주만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정작 그곳에서 실제로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는 여성들은 자기가 사는 집의 어디가 철거 대상인지,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는 채 아무런 대책 없이 건물주에 의해 쫓겨나고 파주시에 의해 폭력과 철거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 여성들이 이렇게 내몰려서 다른 곳으로 밀어부쳐지기만 하면 그만인 것입니다. 대체 이 시간 어디에 여성의 행복이 있습니까. 파주시가 밀어붙여 몰아내고 있는 것은 이 여성들의 삶 뿐만이 아닙니다. 이 여성들이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족 구성원들의 삶도, 같이 살고 있던 반려동물들의 생명조차도 함께 대책없이 벼랑 끝 위험을 향해 밀려나고 있습니다. 

지금 벌어지는 ‘재개발’은 누군가의 이득을 위해, 이곳에 살아온 이들의 삶과 관계를 파괴하고 수십년 동안 자리잡아 온 주민들의 생태계를 황폐화 하는 과정입니다. 서로의 삶을 누구보다 잘 알고, 힘들면 돌보며 서로를 지켜주었던 이들이 뿔뿔이 쫓겨나 의지할 곳 없는 낯선 곳으로 내몰리는 과정입니다. 강제 퇴거와 철거의 과정에서 폭력으로 다치고 병들고 죽게 되는 과정입니다.

집결지를 몰아낸 곳에 명품 아파트와 골프장을 짓고 아무리 그럴듯한 전시장, 교육관을 세운다 하더라도 그 과정이 이 폭력과 황폐화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건물주와 부동산 자본을 살찌우는 파주시장의 행태를 통해 강행되었다는 사실을 지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파주시는 불법건축물에 살았다는 이유로 그곳에 엄연히 살고 있는 사람들은 없는 존재로 취급하면서 정작 그 불법건축물의 건물주에게 막대한 돈을 줍니다. 

임대 계약을 하지 못했다 해도, 불법건축물에 살고 있었다 해도 기본권으로서의 주거권은 이곳에 거주하고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마땅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입니다. 

이 나라의 기만적이고 모순적인 성매매 법과 정책 속에서 주민이면서도 주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노동하면서도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주거 환경에서 살아오기가 어려웠기에, 파주시는 더욱 더 이들에게 퇴거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고 이주 대책과 주거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성매매 집결지가 눈 앞에서 사라지는 것이 여성이 행복한 도시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재개발을 위한 집결지 철거의 과정은 오히려 여성들의 삶과 노동을 함께 지우고 철거해버리는 과정이었습니다. 여성들을 무시하고 밀어내고 짓밟으며 오직 더 많은 자본을 불러들이기 위해 강제퇴거와 폭력을 자행하는 일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파주시에서 68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쓰겠다면, 그 돈은 건물주가 아닌 이곳에서 일하고 살아온 성노동자들의 주거권과 생계를 보장하는 일에 마땅히 쓰여져야 합니다. 시혜와 통제를 위한 알량한 지원금이 아닌,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십시오! 셰어도 계속해서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