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 2

[2021 성노동 프로젝트 제 5회] 이오 : 나는 어떻게 성노동론자가 되었나

나는 어떻게 성노동론자가 되었나 이오 나는 젠더퀴어다. 그 이전에는 내 정체성을 고민하는 퀘스처너였고 그 전에는 앨라이였다. 꽤 자주 ‘계집애 같은 새끼’ 라는 소리를 듣고 늘 자기검열에 빠진 채 벽장 속에 갇혀 살던 나에게 퀴어이론과 페미니즘은 자유를 가져다줬다. 많은 과정을 거쳐 나 스스로를 젠더퀴어로 정체화했을 때 나는 내가 나로 사는 것이 틀린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뒤로 나는 나뿐만 아니라 남들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공감하는 시야도 조금 더 넓어졌다. 그렇게 내 안에 있던 다양한 혐오를 조금씩 걷어내고 더 많은 지식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누군가 사실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실은 얼마나 날조됐고 자기들 편한 대로, 유리한 대로 비틀어댔는가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페미니..

[2020 성노동 프로젝트 제 4회] 이오 : 성노동자에겐 없다

성노동자에겐 없다 이오 2년 동안 잘 살고 있던 집주인과 올해부터 자꾸 사소한 일로 분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샀더니 집 앞 어떤 공간에도 남은 공간이 없다고, 왜 자기한테 허락도 안 받고 마음대로 자전거를 사왔냐는 얘기도 듣고, 세탁기가 고장나서 고칠 때에는 ‘왜 말도 안 하고 혼자서 세탁기를 고치느냐, 미리 말을 해야지 우리도 대비를 할 거 아니냐, 그 집에서 전화 오면 이제는 뭘 고쳐달라고 할까 싶어서 겁부터 난다’는 타박도 들었다. 우리집은 참 말 잘 듣는 세입자였다. 자전거도 그냥 세워 둔 게 아니라 어디에 세워 둘지 집주인과 조율하기 위해 전화를 한 거였고, 쓰레기 한번 무단으로 투기한 적 없고, 내달라는 공과금도 밀리지 않고 잘 내고, 다른 집에서 웃고 떠들고 난리를 쳐도 시끄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