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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공유] ‘1분 10만원’ 싱글맘에 살인이자… 취약계층 약한 고리 파고들었다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4. 11. 15. 23:36

 

‘1분 10만원’ 싱글맘에 살인이자… 취약계층 약한 고리 파고들었다

 

“언니, 아무래도 집에 내려가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 잘 다녀와. 몸조심하고.”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서 일하는 김모 씨(43)는 올 9월 중순 박정미(가명·35) 씨와 나눈 이 대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김 씨에게 박 씨는 언제나 장난기 많고 씩씩한 동생이었다. 박 씨는 싱글맘으로 여섯 살 아이를 키우면서 “어른만큼 많이 먹는 우리 딸 좀 보라”며 딸의 사진과 영상을 자랑하기도 했다. 뇌졸중 환자인 70대 아버지와 유치원생 딸을 뒷바라지해야 했던 박 씨는 강북의 성매매 집결지, 이른바 ‘미아리텍사스’에서 일했다. 그는 김 씨를 비롯한 주변에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이곳에서 일하고 자립하고 싶다”고 밝혀 왔다.

그런 박 씨가 아버지와 딸이 있는 대전으로 서둘러 내려간 뒤 며칠 지나지 않아 김 씨는 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약 40만 원을 빌린 뒤 순식간에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힌 박 씨가 협박 문자를 받기 시작한 지 11일 만이었다.

● ‘1분에 10만 원’ 살인 이자

박 씨가 일했던 성매매 집결지는 불법 사금융의 대표적인 타깃이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이 집단으로 모여 있는 데다 이곳에서 일한다는 내밀한 개인 정보가 담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달 7, 8일 동아일보 취재진이 서울 내 남아 있는 성매매 집결지인 성북구 미아리텍사스와 영등포구 영등포역전 2곳을 돌아본 결과 ‘카드 대납 환영 할부 10∼30개월’ ‘카드(상품권 매매) 출장 가능’ 등 문구와 전화번호가 적힌 사채 홍보 스티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미아리텍사스에서 만난 홍모 씨(61)는 “재개발을 앞두고 90% 이상이 떠나 빈집이 즐비한 골목에 불법 사채 홍보 명함을 뿌리는 건 이곳을 지나다니는 성매매촌 종사자들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가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처음 빌린 돈은 약 40만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기한 내 갚지 못하자 ‘10분에 10만 원’ 식으로 이자가 붙었다. 불어난 원리금을 다시 기한 내 갚지 못하자 ‘1분에 10만 원’이라는 살인적인 이자율이 적용됐다. 불법 대부업체는 박 씨의 가족과 지인들을 협박하며 ‘몸을 판다’는 내용의 문자도 수백 통이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딸이 다니는 유치원까지 찾아가 불법 추심을 일삼자 박 씨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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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10만원’ 싱글맘에 살인이자… 취약계층 약한 고리 파고들었다

“언니, 아무래도 집에 내려가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 잘 다녀와. 몸조심하고.”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서 일하는 김모 씨(43)는 올 9월 중순 박정미(가명·35) 씨와 나눈 이 대화가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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