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다 모르겠는 사람 모르겠다. 하고 싶은 말이 언제나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말을 잃어버렸다. 예외에서 태어나 법 바깥에서 살아내는 일은 언제나 내 말문을 막았다. 사람들의 질문에는 언제나 답이 정해져 있었고 내 말풍선은 언제나 정답 바깥에 있었다. 붉게 그어진 채점표 아래에서 나는 입을 닫았다. 언제나 바쁘게 설명하고 열변을 토하던 입은 읽는 법도 쓰는 법도 듣는 법도 말하는 법도 잊어버려서 그저 꾸역꾸역 먹기만 한다. 맛있는 음식을 씹어 삼키고 있으면 혀에 스며오는 단맛이 뇌세포를 사르르 녹여낸다. 구겨진 뇌 주름이 매끈하게 펴지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동안 뇌에 너무 힘을 주고 살았던 걸까? 이전에는 어떻게든 잘 살려고 아등바등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냥 살아진다. 그냥. 이 낯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