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청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위법한 CCTV 설치와 용주골 강제폐쇄를 멈춰라! 기자회견문
여름(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안녕하세요,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활동가 여름입니다.
<파주시청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위법한 CCTV 설치와 용주골 강제폐쇄를 멈춰라!> 기자회견에 참석해주신 분들에게 사랑과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11월 28일 화요일 새벽 6시 30분, 용주골에 갑작스러운 CCTV 설치 시도가 있었습니다. 시청 직원과 공무원 무리가 동네 입구도 아닌 인근 논을 가로질러 들어와 기습적인 설치를 시도한 겁니다. CCTV 설치 장소 인근에 거주하던 자작나무회 종사자 A 님이 우연히 CCTV 설치 굴삭기 차량을 발견하고 다가가 항의했지만 파주시청 공무원과 CCTV 설치 직원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A 님은 홀로 이 상황을 멈추기 위해 전봇대를 타고 CCTV 설치 굴삭기 삽에 올라갔습니다. CCTV 굴삭기 운전자는 A 님이 올라탄 굴삭기 삽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A 님을 위협했습니다. 급기야 한 남성 직원이 굴삭기 삽 위에 있는 A님을 제압하여 A 님의 머리를 두 다리 사이에 끼고 희롱하며 작업을 속행했습니다. 뒤늦게 이 상황을 인지한 자작나무회 회원들이 모여 항의했고, 사람이 많아지자 CCTV 설치 시도가 중단되고 A 님이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 202조’는 ‘차랑계 건설기계로 작업하는 경우 승차석이 아닌 위치에 근로자를 탑승시켜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굴삭기 삽에 직원을 탑승시켜 CCTV 설치를 시도한 파주시는 명백히 해당 조항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굴삭기 삽에 CCTV 설치 직원을 탑승시켜 CCTV 설치를 강행하는 파주시청의 행동은 성노동자의 인권을 해치는 것뿐 아니라, CCTV 설치 노동자의 인권마저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굴삭기 삽에 오르는 건 CCTV 설치 직원분들 입장에서도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굴삭기는 사망사고 다발 건설기계이기 때문에 작업시 안전기준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CCTV 설치를 하다가 노동자들이 추락할 위험도 크고, 작업 중 굴삭기에서 넘어지면서 깔리는 사고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래 CCTV 설치 직원분들은 지금까지 용주골에 CCTV 설치 시도를 하면서 단 한 번도 굴삭기 삽에 오르셨던 적이 없었습니다. 과연 이 CCTV 설치 직원분들이 원해서 굴삭기 삽에 오르셨을까요? 11월 28일은 파주시의회에서 2024년 파주시 기금운용계획안 심의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2024년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 폐쇄 예산을 받아내기 위해선 뭐라도 ‘성과’를 보여줘야 했습니다. 혹시 CCTV 설치를 강행하기 위해 파주시청 측에서 ‘굴삭기 삽에 올라가서라도 강행하라’고 명령한 건 아닐까요?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 오라는 김경일 파주시장의 지시라도 있던 건 아닐까요? 파주시청은 CCTV 설치 노동자를 위험한 노동 현장으로 몰아넣고, 노동자들에게 위법행위마저 조장하며 ‘1년 만에 집결지 폐쇄’라는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폭압을 실행 중입니다.
A 님 또한 굴삭기 삽에 올라가 파주시청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목숨의 위협을 겪으셨습니다. A님이 굴삭기 삽에 올라타 있음에도 A님을 떨어트릴 것처럼 굴삭기가 위아래로 흔들렸습니다. 굴삭기 운전자가 일부러 A님에게 겁주기 위해 굴삭기를 위아래로 움직인 겁니다! 혹여나 더 거세게 움직였다면 A님이 땅바닥에 추락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위험천만한 상황에도 파주시청 공무원은 작업 중단을 전혀 지시하지 않고 A님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불법 채증’을 진행했습니다. 파주시청 공무원들은 성매매 집결지 강제 폐쇄를 위해 굴삭기 삽에 올라탄 CCTV 설치 직원의 위법행위는 눈감아주고, 살기 위해 정당한 투쟁을 하는 자작나무회 종사자 A님만을 향해서만 ‘공무집행방해’다고 협박하며 불법적인 채증을 진행한 겁니다.
‘성매매 피해자’ 집 앞에 CCTV 설치 시도, 여성 인권 유린하는 CCTV 설치 시도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합니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용주골 내에 CCTV 설치를 한다고 하는데, 이미 용주골 안에는 수십 대의 CCTV를 자비로 설치한 곳이 많고, 범죄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중입니다. 파주시청의 용주골 CCTV 설치가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정말 용주골 내의 범죄 예방이 목적이라면, 왜 ‘성매매 피해자’의 목숨마저 위협하는 방식으로 CCTV 설치를 시도한 겁니까? 파주시청이 나서서 ‘성매매 피해자’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직권남용, 특수협박, 특수폭행치상, 강제추행 등을 저지른 건 범죄가 아닙니까? 이건 용서받을만한 일이고, 자작나무회 종사자 A님의 행동은 ‘범죄’인가요? 이런 어이없는 이중잣대가 어디 있습니까?
김경일 파주시장님! 용주골 CCTV 설치 시도는 ‘성매매 피해자’를 위하는 일이 조금도 아닙니다. 용주골 여종사자모임 자작나무회는 CCTV 설치 시도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성매매 피해자’들이 CCTV 설치 시도를 반대하고 있는데, 김경일 파주시장님은 왜 이게 ‘성매매 피해자’를 위한 일이라고 주장하며 계속해서 위험하고 위법한 CCTV 설치 시도를 강행하시는 겁니까? 용주골 CCTV 설치와 관련해 여기 있는 자작나무회 분들과 이야기는 해보셨나요? 누군가의 생활 터전에 CCTV 설치를 할 거라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부터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A 님은 해당 사건 이후로 신체적으로도, 심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CCTV 설치 시도 대치 과정에서 허리 부상을 당해서 지금도 계속 치료 중입니다. CCTV 설치 직원의 성추행과 폭행 때문에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자는 게 힘드시고, 다시 CCTV 설치 시도가 있을까 봐 항상 불안 상태에 계시며, 크레인만 봐도 공황장애 증상을 겪고 계십니다.
김경일 파주시장님! 이게 과연 ‘성매매 피해자’를 위한 일이 정말 맞습니까?
11월 22일, 오전 9시에 약 300명의 인원을 동원해 성노동자의 일터와 주거지를 부수고, 그로부터 일주일도 안 지난 11월 28일, 오전 6시 30분에 위법한 CCTV 설치 시도 때문에 ‘성매매 피해자’를 다치게 하는 일이 정말 ‘성매매 피해자’를 위한 일이고, ‘여성 인권’을 위한 일이 맞냐는 겁니다!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는 A 님의 용기 있는 고소 고발에 연대합니다. 파주시청은 해당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책임자에게 엄중한 처벌을 요구합니다. 법이 ‘성노동자’에게도 공평하길 바랍니다. 지방정부가 ‘정치적 성과’를 위해 위법한 행위를 저질러도 눈감아 주는 게 아닌, ‘성노동자’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걸 알려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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