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골 강제폐쇄 대응(2023~2024)/용주골 자료실

[기고] [평화의 mat] ‘우리'의 투쟁 -용주골 강제폐쇄 반대 투쟁을 기록한다는 것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4. 11. 13. 21:38

📷 촬영 : 홍지연

 

[평화의 mat] ‘우리'의 투쟁 -용주골 강제폐쇄 반대 투쟁을 기록한다는 것

 

"용주골 투쟁에 참여하기 전, 성노동자 의제에 대해 내 생각은 복합적이었다. ‘성매매는 착취다’라는 주장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그에 반박할 언어를 찾기 어려웠다. 또한 페미니스트로서 ‘성매매는 근절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많이 접하며, 성매매 집결지가 사라지는 것이 대의적인 차원에서 옳은 일일까 하는 고민도 있었다. 그러나 SNS에서 용주골 상황을 접하고 작년 11월 행정대집행을 직접 겪으며, 그동안 머뭇거렸던 내 생각과 말들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행정대집행 당시 상황은 위험했다. 파주시는 불법 건축물 폐쇄를 명목으로 소속 공무원과 용역 업체 직원 등 약 300명을 동원하여 용주골에 들이닥쳤다. 이에 맞서 용주골의 여종사자, 상인, 주방 이모, 연대자 등 100여 명이 함께 스크럼을 짰다. 멈춰달라는 수많은 외침에도 꿈쩍하지 않던 대집행 인력은 몇 명이 가슴과 복부에 압박을 받아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1명이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가고 나서야 비로소 철수를 시작했다. 이 모든 일이 ‘페미니즘’을 내세워 행해지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모순적이었다.

이후 나는 더욱 적극적으로 투쟁에 참여하고자 했다. 2024년 1월,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강제 철거에 대비하여 ‘용주골 성노동자 지킴이 농성장’이 개소되었고, 나 또한 그곳에 참여하게 되었다. 농성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철거가 들어오지 않는 날이면 함께 모여 밥을 나누고 일상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 방문했던 날, 하루만 머물 예정이었는데 어느새 일주일 중 절반 이상을 농성장에서 보내게 되었다.

농성장에서의 대화는 즐거웠다. 서로의 삶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내가 알지 못했던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평소에는 말하지 않던 내 취약함에 대해서도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렇게 용주골 투쟁은 나의 일상이 되었고, 성노동자 문제는 더 이상 ‘말하기 어려운 문제’가 아닌, 나와 내 동료들, ‘우리’의 일이 되었다."

읽기 : https://www.kovietpeace.org/b/board01/7409?fbclid=IwY2xjawGhfNhleHRuA2FlbQIxMAABHZKQFjKYJjUEvyzlSAb-NBk7tGVX43jOyJry6Y6t-kyN9VyyFHUZV6vLHQ_aem_ByePBKdvEHbGZQQdTuaSVA

 

한베평화재단 - [평화의 mat] ‘우리'의 투쟁 - 용주골 강제폐쇄 반대 투쟁을 기록한다는 것 /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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