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성명] 사회는 우리의 애도에 응답하라
2021년 6월 1일, 일본 다치카와에서 성노동자가 살해됐습니다. 또 성노동자 혐오 범죄입니다. 미국 애틀랜타 한인 스파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지 석 달만입니다. 가해자는 범행 동기에 대해 “성노동자는 없어져도 된다, 그들은 저출산 고령화를 조장하고 있다”고 밝혔고,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직후 언론은 피해자의 실명을 보도했습니다.
성노동자를 사회악으로 지목하는 가해자의 당당함은 조금도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죽음을 대하는 언론의 태도 역시 분노스럽지만 놀랍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성노동자를 향한 낙인을 오랫동안 방치하고 심지어 조장한 결과입니다. 전세계 성노동자들의 몸을 가로질러 새겨진 거대한 낙인은 차별의 가장 심각한 형태인 집단살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느 누가 감히 그들의 죽음으로부터 자유롭다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
작년 7월, 한국에서도 유사한 범죄가 있었습니다. 경남의 한 모텔에서 성노동자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당초 가해자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하였고, 재판부는 “적절한 사회적 지지체계를 형성해 건전한 사회공동체 일원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도 할 수 없”음을 근거로 감형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우리의 “건전한 사회공동체”가 이미 성노동자 배제적이라는 치명적인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성노동자 혐오 범죄의 가해자들은 어느날 지하에서 튀어나온 악마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나 성노동자를 동등한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그의 목숨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한, 가해자는 출소 후 성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회의 건실한 “일원”이 될 뿐이겠지요.
주홍빛연대 차차가 발표하는 추모 성명은 올해에만 이것으로 세 번째입니다. 우리는 ‘성노동자는 없어도 그만’이라는 믿음에 응답하는 사회에 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의 살 권리와 존엄에 응답하는 사회에 살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가 원치 않은 곳에서 원치 않게 죽음을 맞도록 내버려 두는 세상에 소리 높여 외칠 것입니다. 성노동자 죽이기를 멈춰라. 죽어간 성노동자를 위해 마땅히 향을 피워라. 사회는 우리의 애도에 응답하라.
#ラブホで死にたくない #러브호텔에서죽고싶지않아
2021년 7월 29일
주홍빛연대 차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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