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골 강제폐쇄 대응(2023~2024)/2024 <용주골 성노동자 지킴이 농성장>

[소식] 용주골 성노동자 지킴이 농성장 3일차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4. 2. 2. 22:56

📸&nbsp;용주골&nbsp;성노동자&nbsp;지킴이&nbsp;농성장팀&nbsp;(현정,&nbsp;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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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용주골&nbsp;성노동자&nbsp;지킴이&nbsp;농성장팀&nbsp;(현정,&nbsp;여름)

 

용주골 성노동자 지킴이 농성장 3일차 🗯


"처음에는 크레인 올라가는 척만해도 작업을 중지해줬어요. 그다음에는 전봇대 반정도는 올라가야 중지해줬어요. 그다음에는 여러 아가씨가 한꺼번에 더 높이 올라가야 중지 해주더니, 이번엔 아가씨가 전봇대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중지해줬어요. 대치시간도 2-30분씩 늘어나고. 무서워요. 다음에는 사람이 뛰어내려야 작업 중지를 해줄까봐." - 자작나무회 종사자 A

1월 30일, 사람이 아무 방비 없이 고압 전선을 밟고 전신주 끝까지 올라갔다. 감전이나 추락으로 죽지 않은 게 기적이다. 

📸&nbsp;용주골&nbsp;성노동자&nbsp;지킴이&nbsp;농성장팀&nbsp;(현정,&nbsp;여름)


 파주시는 저분 집 앞에 저 전신주 꼭대기에 CCTV를 달려고 했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을 무시하고서라도. 저렇게까지 올라가서 30분 동안 버티고 나서야 겨우 작업이 중단됐다. 영하 6도, 주머니 밖으로 손을 꺼내기만 해도 차갑게 얼어버리는 날씨였다. 

📸&nbsp;용주골&nbsp;성노동자&nbsp;지킴이&nbsp;농성장팀&nbsp;(현정,&nbsp;여름)


 파주시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파주시 발전’을 위해, 재개발을 위해 어떻게든 이 땅에 사는 여자들을 몰아내야 하는 경제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불현듯 성매매가 나쁘다는 생각이 들어서, 성매매를 근절하고자 그러는 게 아니다. 여기 있는 여자들이 약하기 때문에, 가난하기 때문에, 쫓아낼 수 있어서 쫓아내려고 갑자기 CCTV같은 걸 달아 너희의 범죄를 단속하겠다는 거다. 


파주군은 한국 최초로 성병 관리소 조례를 제정해 성매매 여성의 ‘상품성’을 직접 유지, 관리해왔던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 정부와 파주군은 미군의 건강을 위해 한국 여성에게 성병 검진을 강제하며 성병에 감염된 여성을 ‘언덕 위에 하얀집’, 성병관리소에 강제 수용했다. 성병 검진을 거부하는 여성은 윤락행위등방지법으로 처벌받았다. 기지촌 여성들은 “윤락행위”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검진을 받지 않고 윤락행위”를 했기 때문에 즉결재판을 받았다. (박정미 "한국 기지촌 성매매정책의 역사사회학, 1953-1995- 냉전기 생명정치, 예외상태, 그리고 주권의 역설")


 조세희 작가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난쟁이 가족은 아파트 입주권을 팔 수도 없고 아파트에 입주할 돈도 없다. 이 가족이 계속 자기 집에서 살고 싶어하든 말든, 주어진 조건으로는 다음 이주할 곳을 찾기 어렵다고 해도 그들은 입주권을 팔 것인지 말 것인지만 ‘선택’할 수 있다. 

 


 이게 좋은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면 용주골 종사자들이 월 100만원 남짓의 성매매 피해자 지원을 받고 나갈 거냐 그냥 나갈 거냐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 결국 난쟁이 가족이 겪었던 것처럼 행정대집행으로 집이 강제 철거 되는 것이 정말 어떤 일인지에 관해 이 사태를 지켜보는 모두가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