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골 강제폐쇄 대응(2023~2024)

[발언문 공유] 파주시 대추벌(속칭 용주골) 재개발, 여성 종사자 위협하는 탄압을 멈춰라! : 별이(파주 용주골 여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3. 5. 21. 15:11

사진 촬영 : 은석

 

파주시 대추벌(속칭 용주골) 재개발, 여성 종사자 위협하는 탄압을 멈춰라!

 

별이(파주 용주골 여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

 

안녕하세요. 저는 대추벌 (속칭 용주골) 종사자들의 모임 자작나무회 대표로서 파주시장의 두 얼굴을 기자분들과 시민들께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파주시장 김경일은 2023년 성매매 근절을 약속하며 대추벌 (속칭 용주골) 폐쇄를 선언했습니다. 파주시장 김경일은 언론을 통해 종사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종사자들과 소통하며 조례를 마련하겠다 했지만, 조례가 마련되지도 않은 시점부터 공권력 투입이 시작되었습니다.

동네 입구에 감시용 컨테이너 초소가 설치되어 저희 동네를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을 예비 범죄자로 보고 감시하고 있습니다. 감시용 CCTV를 설치하려 여러 번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파주시는 아직 아무 지원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사자들을 집중 단속했고, 이러한 단속과 감시 때문에 용주골에서 일하기 힘들어서 떠난 사람들도 많습니다. 매주 화요일에는 시민과 여행길 걷기 행사라는 명목으로 우리들의 생존 터전을 동물원 원숭이 보듯 비웃으며 구경했습니다. 매일 밤 9시에서 새벽 1시까지는 자율 방범이라는 명목으로 험악한 용역 남자들이 거리를 돌아다닙니다.

잘못하다간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무슨 일을 당할까 봐 너무 무섭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시장이 저희에게 공권력을 투입해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연풍2리는 파주 1-3 재개발이 진행됨에 따라.저희 종사자들은 재개발이 진행되면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파주시장이 저희와 그 어떠한 대화나 소통도 없이 독단 독선적인 생각으로 저희를 도와주겠다며 언론 플레이를 하며 뒤로는 공권력을 투입해 저희 종사자들을 내보내려 합니다.

조례 예산 또한 2년 동안 4,400만 원을 준다고는 하지만 대체 누가 그 돈을 받아 갈 수 있겠습니까? 우리 중 몇 사람이나 받을까요?한 달에 100만 원 남짓 주면서 우리는 여성 단체의 관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직업 훈련 및 그들이 짜놓은 프로그램을 이행하여야 하며 탈성매매를 했는지 관리받아야 한다고도 합니다. 우리 중에서는 자녀가 있는 사람도 있고 앞으로 결혼하거나 새 삶을 꾸리고 싶은 사람도 있는데, 지원을 받는 2년 동안에는 계속 성매매를 했는지 안 했는지 감시받아야 하는 겁니다. 저희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성노동자들은 이 돈을 받기를 거부합니다.

자식을 둔 엄마가, 누군가의 딸들이, 언젠가 가정을 꾸리고 살 꿈을 꾸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그 돈을 받고, 언제까지 일지도 모르는 감시 대상이 되겠다고 스스로 전자발찌를 채우겠습니까? 기자회견에서는 마치 이 조례가 우리를 위한 것처럼, 다른 지역보다 좋은 조례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그동안 여성 단체 쉬고에서 콘돔. 젤 등을 받았습니다. 이 물품은 저희가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것들입니다. 이 물품을 주던 사람들이 이제는 우리더러 그만 일하고 나가라 합니다. 여성 단체 쉬고는 여성을 위한 단체가 아닌가요?저희도 여성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정작 저희를 괴롭히고 있는 파주시장의 편에 서서 저희를 더 힘들어지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저희를 도와주는 것처럼 말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행동입니다.

김경일 시장이 인터뷰에서 타지역에서 유입되어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며 70군데로 늘어 났다는데 그건 잘못된 기사 보도입니다. 현재 50개소 정도 영업하고 있으며 오래전에는 업소당 종사자가 10여 명씩 있었지만, 지금의 현 실정은 한집당 많으면 2명에서 3명! 한집에 혼자 영업하고 있는 업소가 대다수여서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영업하는 종사자의 연령대도 거진 40대가 많습니다! 파주 시민 여러분, 저희 종사자 대부분은 한 집안의 가장들이며.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들 입니다. 저희는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100만 원 직업 재활비로는 먹고살 수 없습니다.

만약 저희 종사자들이 준비 없이 집결지 밖으로 나간다면 불법 영상 촬영. 살인. 강간 등 범죄 노출이 쉬운 주택가의 타 업소로 유입되어야 합니다.

이곳의 존재만으로도 시민분들이 불편하실 거 압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희 종사자들의 상황과 처지를 조금만 생각해 주시고. 무엇보다 강제 폐쇄가 아닌 자립할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영원히 집결지에서 일하고 싶다는 게 아닙니다. 저희 스스로 자진 철거로 가는 것이 파주시의 이미지 쇄신에도 더 좋은 방향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 종사자들은 파주시의 강압적인 조치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인권, 생존권, 또한 위협받고 있습니다. 저희 성노동자들이 더이상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않고 살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절실하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