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한국 성노동자의 날 집회/2023 한국 성노동자의 날 <우리의 일, 우리의 삶>

[발언문 공유] 2023 한국 성노동자의 날 <우리의 일, 우리의 삶 : 성노동자의 생존은 폐쇄될 수도 철거될 수도 없다> : 별이(자작나무회 대표)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3. 8. 23. 05:41

photo by. 우프 홍지영

 

2023 한국 성노동자의 날 <우리의 일, 우리의 삶 : 성노동자의 생존은 폐쇄될 수도 철거될 수도 없다>

별이(자작나무회 대표)

 

안녕하세요 시민 여러분! 저는 용주골 종사자들의 모임 자작나무 회의 대표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희 종사자들은 파주 시청으로부터 철저히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으며 생존권 또한 위협받고 있습니다. 파주 시청은 감시 처소 설치, 여행길 걷기대회, cctv 설치 시도, Hid 용역 순찰 올빼미 감시단 창단 등을 종사자들과 그 어떤 소통도 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행위는 민주주의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방적인 위협입니다. 합법이란 껍데기를 쓴 부당한 폭력입니다.

그뿐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사가 시청의 편에 서서 사실이 아닌 내용을 보도하거나 악마의 편집을 하는 등 저희들의 목소리가 집결지 밖으로 나가지 않게 철저히 막고 있습니다. 저희는 허위사실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고소고발까지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자작나무회는 집결지 강제 폐쇄 과정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여종사자 전원과 비밀투표를 진행했습니다. 투표 안건은 공권력을 상대로 싸울 것인가, 아니면 무대응으로 갈 것인가 였습니다.

공권력을 상대로 싸우게 된다면 공무집행 방해, 불법 집회 등의 사유로 연행되거나 경찰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고 들었고, 우리가 다치는 경우 또한 생길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88% 종사자들이 싸우자고 투표했습니다. 저희는 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파주 시청이 지금 저희를 위협하고 있는 모든 행위를 멈추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종사자들과 소통한다면 저희 또한 그렇게 하겠지만 저희와 소통하지 않고 합법을 위장한 위협으로 종사자들을 괴롭힌다면 저희도 그에 맞게 강력하게 싸울 것입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종사자들이 다치거나 사고가 생긴다면 그건 파주 시청의 잘못입니다.

저희는 민주적인 방법으로 소통을 원했고, 6개월 동안 저희를 무시한 쪽은 파주 시청입니다. 저희 종사자들은 폐쇄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이렇게 강압적으로, 폭력적으로 이곳을 폐쇄하는 건 도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오늘 집회를 준비하면서, 한 종사자분이 카톡 방에 대한민국 헌법 15조를 언급하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헌법 제2장 제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국민 누구든 종사하는 직업에 관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자유를 갖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의 직업도 직업입니다. 우리는 불법이 아닙니다.

그 기사를 보고 헌법을 더 읽어보았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장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지금 파주 시청의 행동은 저희를 국민으로, 시민으로 보는 것 같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장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저희는 오히려 파주 시청으로부터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자작나무회는 파주시에 지금까지 종사자들을 위협해온 모든 행위를 멈추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종사자들과 소통하기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당사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듣고, 제대로 된 이주보상대책을 세워주십시오. 재개발이 진행되고 관련 계획이 세워지면 이곳 종사자뿐 아니라 이곳에서 생계를 이어 나가고 있는 주방 이모님들 상인들 모두와 시간을 두고 소통과 협의를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파주시장님! 다수의 시민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시민들과도 소통하며 모든 시민을 끌어안고 가는 것이 시장의 올바른 자세라 생각합니다. 저희 먼저 소통하십시오. 그것이 용주골 자진 해체를 위한 첫 시작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