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골 강제폐쇄 대응(2023~2024)/2023 <1015 용주골 성노동자 후원파티>

[1015 용주골 성노동자 후원파티] 1부 <레드마리아> GV 토크쇼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3. 11. 3. 00:18

📸 사진  :  우프  @withoutframe_  곽예인  @kwaky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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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레드마리아> GV 토크쇼

안담 작가와 차차 유원, 자작나무회 별이 님의 대화 일부를 공유합니다👀🫶

담: 일하는 여성 총회의 패널로 참여한 홈리스 여성 이치무라 씨가 “일하는 게 정말 좋은 걸까? 오히려 일하는 의미를 묻고 싶다”면서 “일할까, 노숙일까 같은 이분법밖에 없다면 노숙이 낫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 이분법 사이의 삶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제안이기도 했던 것 같다.

이치무라 씨의 발언 이후로 여러 여성이 일어나 발언한다. “이치무라 같은 여성이 살 수 있는 건 주변에 일하는 여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반박도 나왔고, 이치무라의 발언이 뜻깊었다면서 “일을 통해 자아실현 가능하다는 사람, 진짜일까?”라고 묻는 분도 있었다.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으면 사회에 기생하는 존재로 치부하는 시선이 국적 불문 존재하고, 여기엔 노숙뿐 아니라 성노동, 가사노동, 돌봄노동 등이 다 포함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치무라 상의 발언은 영화의 주제의식을 관통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유원 : “일이 서로 죽이는 폭력처럼 느껴진다”에서 완전히 마이크 드랍하셨죠.

별: 처음엔 일을 안 하고 노숙하는 게 이해가 안 됐는데 그 말 때문에 이해가 갔어요. 사회생활도 다 경쟁이고… 폭력적으로 느낄 수 있겠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근데 결국 이치무라씨가 생리대 만드는 것도 노동 아닌가요? 그것도 노동이다.

담: 일하는 의미를 묻고 싶다는 이치무라 씨의 말을 곱씹으면 일하면서 안 힘든 사람 있나, 일하면서 안 서러운 사람 있나, 신체와 정신을 깎아 먹지 않는 노동이 있나를 묻게 된다. 천하고 힘든 노동 따로 있고, 신성하고 즐거운 노동 따로 있나?

유원: 한편 노동을 긍정하는 발언들도 있었어요. 노동조합 통역 상담원으로 일하는 일본계 페루인 모니카는 거리발언에서 “이주노동자도 사회를 지탱하는 노동자”라고 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과 연대를 표현하는데요, 이런 식의 노동을 긍정하는 말이 성노동에도 붙을 수 있을까? 일하면서 보람을 느끼거나, 좋음을 느낄 때가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별: 돈 받을 때. 제 입장에서는 이 일도 성취감이 있다. 일 자체에 대한 성취감이 아니라, 돈을 벌어서 할 수 있는 거 하고 가족을 돌볼 수 있다는 게 좋다. 돈이 없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예 없다면 살면서 두고두고 후회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