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골 강제폐쇄 대응(2023~2024)

[발언문 공유] 새벽 6시 30분, 돌발 CCTV 설치 시도를 홀로 막은 용주골 종사자 A씨의 목소리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3. 11. 29. 16:37

사진 출처 : 11.22 행정대집행 기록활동가팀

 

새벽 6시 30분, 돌발 CCTV 설치 시도를 홀로 막은 용주골 종사자 A씨의 목소리

 

11월 28일 화요일, 화요일에는 시청에서 하는 시민 동참 걷기 대회가 있기에 대부분의 종사자들이 쉽니다. 저도 그날 휴무였고, 오전 5시경 미용실에 염색을 하러 갔다 6시경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저를 염색해 준 미용실 언니에게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저희 동네 반대편으로 트럭과 사람들이 몰려가는데, 트럭 뒤에 CCTV같은 것들이 실려 있었다고 합니다. CCTV 설치하러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즉시 제게 알려주신 거였습니다.

사장님들께 미용실 언니의 이야기를 알렸습니다. 사장님들은 동네 입구 쪽을 살펴봐도 별다른 게 없다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닌가 보다, 하고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또 갑자기 톡으로 CCTV다, 이렇게 톡이 오는 겁니다. 가게 앞으로 급히 나가보니 이미 동네 입구가 아닌 반대편 논과 밭쪽으로 포크레인이 넘어와서 펜스 반대쪽에서 올라와 CCTV를 달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쪽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펜스 뒤쪽에 숨어있던 시청 직원들이 우르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하지 말라 항의했지만 아무도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주변을 보니 저를 도와줄 경찰도 여경도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봇대에 줄을 타고 겨우겨우 포크레인 위쪽으로 올라갔습니다. 여기에 CCTV를 달면 안 됩니다. 제 집 앞에 CCTV를 달면 안 됩니다. 그러나 시청직원은 작업을 중지하기는커녕 공무집행방해라고 말하며 영상을 찍기 시작했고, 저는 포크레인 끝부분에 위태롭게 매달려 항의를 계속해야 했습니다. 거기에 작업하시는 남자분 다리 밑에 머리가 끼어서 굉장히 수치스러웠습니다.

그 때 포크레인이 저를 떨어뜨리려는 듯이 위아래로 움직였고, 저는 작업하시는 분 다리 밑에 낀 상태로 왔다 갔다 흔들렸습니다. 화가 났고, 그냥 뛰어내릴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었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지 억울하고 분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뒤늦게 연락을 받고 나온 종사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여러 사람이 항의하자 그제야 달았던 CCTV를 내려 주었습니다. 저는 포크레인에서 내려왔고. 시청직원들은 들어왔던 논밭을 가로질러 다시 돌아갔습니다.

결국 파주시청은 동네 도로가 주변에 전봇대에 CCTV와 연관되어 보이는 전선을 연결하고 갔습니다. 동네 안이 아닌 도로 가에 CCTV를 달려 하는 거 같습니다. 밖에서 보면서 저희를 고립시켜 보겠다 이런 거겠죠! 무서웠고 화가 났습니다.

언제 또 CCTV를 달러 올지 모르니 저희는 또 밤낮으로 보초를 서며 불안한 마음으로 깊은 잠을 잘 수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제작지원 : 인권재단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