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골 강제폐쇄 대응(2023~2024)/용주골 자료실

[기사공유] 라면을 삶는다 [이종건의 함께 먹고 삽시다]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2023. 12. 22. 00:14

 

옥바라지선교센터 이종건 활동가님이 [이종건의 함께 먹고 삽시다] 코너에 용주골 강제폐쇄 투쟁 글을 써주셨습니다. ❤️‍🔥

 

"공권력을 동원한 행정대집행이 예고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여 동네 입구를 막아섰다. 용역과 경찰, 공무원들로 뒤섞인 무리 앞에 용주골 사람들이 서 있다. 서로를 언니, 이모, 막내라 부르는 사람들이 팔을 엮었다. 짓궂은 농담과 너스레로 용기 내보지만 이내 흐느끼는 이도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옆에 있는 이들이 감싸 안아 집으로 가라 한다. 울먹이며 “그럼 누가 지키느냐”는 말에 우리가 지킨다 말하고선 다시 너스레를 떤다. 새벽부터 정오까지 이어지는 긴 대치상황, 오토바이가 김밥을 싣고 오고 이모들은 물을 끓여왔다. “컵라면 먹자!” 한마디에 긴장이 해소됐다. 그 틈을 노린 것인지 어떤 것인지, 대치하고 있던 인력이 갑자기 들이닥쳤다. 오랜 몸싸움에 용주골 사람들이 외친다. “라면 붇는다! 김밥 쉰다!”

얼룩이라 여기든, 자랑이라 여기든 70년간 때로는 조장되었고, 때로는 묵인되며 용주골은 존재했다. 없던 것이 갑자기 새로 생긴 것처럼 화들짝 놀란 척하며 용역을 들이민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그게 어디든 사람이 자국 남긴 자리는 그렇게 그냥 없던 것처럼 삭제될 수 없다. 그것이 사정 많은 동네라면 더더욱. 시장님 바쁜 일정에 컵라면 한사발 올라오지 않을 리 없다. 제아무리 번듯한 식탁이라고 컵라면 오르지 않는 집 어디 있을까. 사는 모양새 달라도 관통하는 것들이 있다.“

기사읽기 :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19280.html?fbclid=IwAR3FA-dfji2zz-qdIkq6WB5v81V8oLIpHqqm2c0h4VTECTKMvncMtyGNclo

 

라면을 삶는다 [이종건의 함께 먹고 삽시다]

이종건│옥바라지선교센터 활동가  “라면을 삶는다.” 들통에 라면 여러개를 끓일 때면 종종 ‘삶는다’고 말하는 어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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