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22

[기사공유] “성매매 강요 왜 신고 안 했나”…‘피해자다움’ 물은 한국 수사·사법기관

“성매매 강요 왜 신고 안 했나”…‘피해자다움’ 물은 한국 수사·사법기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가수로 활동하겠다고 한국에 왔다가 성매매 혐의로 적발돼 강제퇴거(출국)·보호(구금) 명령을 받은 필리핀 여성 3명이 ‘강압에 의해 성매매를 한 인신매매 피해자’로 볼 만한 요소가 많다며 이런 근거들을 들었다. 위원회의 결정문을 보면, 당시 경찰관과 출입국관리소(현 출입국·외국인청) 공무원 등은 해당 사항을 모두 인지하고 있던 상황.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피해자들에게 강압적인 환경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는 묻지 않았다. 한국 수사·사법기관은 성매매 단속에서 수사, 재판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일관되게 ‘얼마나 피해자다운가’만을 판단의 잣대로 들이댔다. 유엔의 결정문 등을 보면, 세 여성은 2014년 ‘외국 ..

[기사공유] [단독] ‘성착취 인신매매’ 필리핀 여성들, 한국 정부 상대로 재심 청구

[단독] ‘성착취 인신매매’ 필리핀 여성들, 한국 정부 상대로 재심 청구 가수로 활동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강제 성매매에 내몰렸던 필리핀 여성 3명이 자신들에게 강제출국(퇴거)·구금(보호) 명령을 내린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재심을 청구한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최근 정부가 인신매매 피해자인 여성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며 배상을 권고하자 이를 근거로 재심 청구에 나선 것이다. 세 여성은 가수로 활동하기 위해 예술흥행(E-6) 비자를 받아 2014년 한국에 왔으나, 유흥업소 사장의 강요로 성매매를 하다가 2015년 3월 경찰 단속에 걸려 45일간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현 출입국·외국인청)에 구금된 뒤 강제출국 명령을 받았다. 이들은 당시 자신들이 인신매매 피해..

[기사공유] [참성단] 용주골 여성들

용주골 여성들 "우리는 성노동자입니다.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나 기구한 삶이라고 불쌍해 하지 마세요. 포주에게 세뇌당해 이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방 빼'라는 공권력의 부당함과 함께 싸워주세요." 용주골 여성 85명의 호소다. 이들은 스스로 성매매 피해자가 아닌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말한다. 성 착취 범죄의 피해자 프레임을 거부한다. 성매매 종사자의 페미니즘과 노동권은 공론장의 사각에 머물고 있다. 용주골 여성들도 평범한 삶을 꿈꾸는 시민이다. 자신의 직업을 노동으로 주장할 권리가 있다. 목소리는 작지만 무시할 수 없다. 주류 문화와 다수 의견으로 이들의 인권과 노동을 규정하고 낙인찍는다면 일반화의 오류이자 폭력이다. 출간된 지 100년도 더 된 미국 성매매 여성의 첫 자서전 '마들렌'(Madele..

[기사공유]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 기획기사 시리즈 모음 (2)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 기획기사 시리즈 모음 BBC News 코리아 [용주골 미로에서 만난 사람들] 파주의 성매매 집결지, '용주골'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에 위치한 일명 '용주골'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기지 주둔으로 형성된 집창촌이다. 매주 화요일이면 이곳에서는 성매매 집결지 '용주골' 폐쇄를 위한 '여행길(여성과 시민이 행복한 길) 걷기 대회'가 열린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이 보라색 풍선을 든 채 쇼윈도 안을 들여다볼 때마다 이곳 성 종사자들은 스스로 구경거리가 된 것 같아 마음이 상한다고 말한다. 용주골은 1970년대 이후 미군기지 축소로 쇠퇴의 길에 접어들었고 파주시는 올해 초 이곳을 강제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용주골 안에 '탈 성매매 상담'을 위해 초소가 생겼..

[기사공유] [나는, 우리는 '성 노동자'입니다·④] 외화벌이 상찬, 미군 떠나자 방관… 국가 묵인에 '지워진 존재'로

[나는, 우리는 '성 노동자'입니다·④] 외화벌이 상찬, 미군 떠나자 방관… 국가 묵인에 '지워진 존재'로 혐오는 가깝고 연대는 먼 공간, 도시개발 논리가 손쉽게 파고들어 원주민을 쫓아내는 지역. 성매매 집결지의 흥망성쇠에 있어 국가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인권 회색지대'에 머문 여성들은 오랜 기간 국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도구로 이용되며 '지워진 존재'가 됐다. 1961년 제정된 '윤락행위 등 방지법'은 성매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다뤘지만, 이듬해 '특정 지역 설치(적선지대)'라는 예외 조항을 두고 파주·동두천·의정부·이태원 등 미군기지 인근과 주요 기차역 근처 104군데를 특정(윤락) 지역으로 지정해 성매매 단속에서 제외했다. 2010년대에 들어 경기도 내 지자체 곳곳에서 폐쇄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

[기사공유] [나는, 우리는 '성 노동자'입니다·③] 여성인권 구실로 짓밟힌 '성노동자의 인권'… 내쫓기 쉬운 '혐오'에 좌표

[나는, 우리는 '성 노동자'입니다·③] 여성인권 구실로 짓밟힌 '성노동자의 인권'… 내쫓기 쉬운 '혐오'에 좌표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에서 파생된 문제는 파주시를 넘어 경기도, 대한민국을 아우른다. 지자체별로 비슷한 듯 다른 성매매 집결지 폐쇄 움직임에는 '개발', '철거' 그리고 '방조'라는 공통 키워드가 숨어 있었다. 손쉽게 혐오 당하는 성매매 종사 여성들은 철저히 자본과 국가에 의해 도구로 이용돼 왔다. 현재 파주 용주골은 명확한 재개발 계획이 들어서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모든 성매매 집결지가 맞이한 최후는 일종의 '젠트리피케이션' 논리로 귀결됐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개발할 땅이 차츰 사라지고 마지막에 남은 공간은 그간 도심 내 슬럼가로 머물던 '집창촌'이다. 원주민인 성매매 종사 여성들을..

[소식] 🎥용주골 성노동자 지킴이 농성장 : '히든 홈리스' 미혼모 성노동자 이야기 <플로리다 프로젝트> 함께 보기

💕 농성장 프로그램 공지 💕 용주골 성노동자 지킴이 농성장 : '히든 홈리스' 미혼모 성노동자 이야기 함께 보기 모텔, 찜질방, 고시원 등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잠재적 홈리스를 '히든 홈리스'라 일컫습니다. 디즈니랜드 주변 모텔에 사는 히든 홈리스이자, 6살 딸 무니를 사랑으로 기르는 미혼모 성노동자 헬리. 용주골 성노동자 지킴이 농성장에서 를 함께 보고, (히든) 홈리스, 미혼모, 저소득층, 성노동자 키워드를 중심으로 영화 후기를 나눠봅니다. 🎈일시 : 2월 20일 (화) 오후 1시 30분 ~ 오후 5시 🎈장소 : 정화위원회 사무실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연풍3길 55-4) 📔신청 : 010-6646-7763 (차차 여름) 프로그램 🎥 영화 상영 : 오후 1시 30분 ~ 오후 3시 30분 🛏(..

[기사공유] [나는, 우리는 '성 노동자'입니다·①] 불법과 불통 사이… 창 밖으로 내몰리는 여성들

[나는, 우리는 '성 노동자'입니다·①] 불법과 불통 사이… 창 밖으로 내몰리는 여성들 세상에서 가장 혐오 받기 쉬운 일을 직업으로 택한 이 여자들은 자신의 기구한 삶을 불쌍해 하며 눈물 흘려주기보단, 부당한 상황에 귀 기울이고 함께 싸워주기를 호소한다. 그리고 분명하게 자신을 호명한다. 나는, 우리는 '성 노동자'라고. 이들은 여성으로서의, 시민으로서의,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재개발 계획 같은 것도 명확하게 나온 게 없으면서 '불법'이니깐 무작정 당장 떠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요. 자활 지원도 여기 '성 노동자' 여성들과 이야기하고 진행한 게 아니라 일방적인 발표예요." - 용주골 종사자 A 성매매 종사 여성을 향한 시혜적인 관점은 되레 갈등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된다. 특..

[기사공유] [나는, 우리는 '성 노동자'입니다·②] 페미니즘과 노동권 '회색지대'… "종사자들 '주체성' 인정해야"

[나는, 우리는 '성 노동자'입니다·②] 페미니즘과 노동권 '회색지대'… "종사자들 '주체성' 인정해야" “여기서 오래도록 살겠다는 게 아니라, 최소한 이곳에서 삶을 살아가는 우리와 논의를 통해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 점이 빠졌다” - 용주골 종사자 A 그나마 지자체와 연계해 자활 지원을 돕는 여성단체도 당사자들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특히 자활 지원 단체에서 고수하는 고전적인 ‘강압적인 포주 대 착취당하는 집결지 여성’ 구도는 성매매 종사 여성들이 꼽은 거부감을 갖게 하는 접근 방식이다. 농성장 활동에 불씨를 지핀 건 지난달 30일 파주시에서 용주골 초입에 자리한 전봇대 위에 감시 목적의 CCTV를 설치하려 하면서부터다. 당시 이를 저지하려 이곳 종사자 여성이 고압전선이 흐르는 아파트 3층 높이의 ..

[소식] 용주골 성노동자 지킴이 농성장 8일차

용주골 성노동자 지킴이 농성장 8일차 ❄️ 이번 주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농성장 특별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바로 용주골 벽보 만들기입니다. 오늘은 용주골 건물 인근에서 눈을 맞으며 자작나무회 종사자 분과 연대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적었습니다. 이제 농성장 8일차입니다. 낮엔 인권재단 사람 지애님과 경희님이 연대방문해 주셨습니다. 타지역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과 용주골 강제폐쇄 사태를 비교하며 이야기 나눴는데요, 전국적으로 성매매 집결지가 폐쇄되는 흐름 안에는 부동산 열풍과 막대한 개발 이익 추구라는 욕망이 있었습니다. 자본의 논리에 휩쓸려 아무 대책 없이 거리로 쫓겨나는 성노동자의 현실을 공유하며 연대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낀 하루였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연대자 분들과 함께 저녁밥 먹고 숙소로 돌아가..